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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바람 탄 근린상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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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 14일 오후 세종시 보듬3로에 있는 근린상가인 스마트허브 홍보관은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로 분주했다. 이틀 전 기준금리를 내렸다는 소식에 투자 문의가 세 배 가까이 늘어서다. 홍보관을 찾은 방문객도 평소의 두 배 정도 늘었다. 이날 홍보관을 방문한 권모(서울 동작구 흑석동·48)씨는 “은행에 1억 원을 맡겨봐야 이자가 일년에 300만 원도 안되고 대출이자 부담은 줄어 상가를 분양 받아 임대수익을 얻으려 한다”고 말했다. 분양대행업체인 미라클KJ 김기열 대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망설이던 대기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저금리 바람을 타고 연초부터 투자 열기로 후끈했던 상가시장이 탄력을 받았다. 12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75%로 인하하겠다고 나서면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가의 매력이 커진 것이다. 상가시장이 달아오르면서 그간 보기 힘들었던 근린상가 분양이 봇물이다. 연초부터 위례신도시·세종시, 서울 마곡·문정지구 등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공급이 크게 늘었다. 근린상가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오피스 등이 함께 들어서는 단지 내 상가와 달리 건물 전체가 상가로 이뤄진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신규 분양 상가는 대부분 단지 내 상가였다.

  요즘 나오는 근린상가는 연면적 3만3000㎡가 넘는 대형이 많다. 점포 수도 200개가 넘는다. 부동산개발업체인 네오밸류 최순웅 이사는 “대형 상가는 배후 수요가 든든히 받쳐주지 않으면 개발이 어려운데 아파트 청약이 잘 되면서 대규모 주거지를 중심으로 사람이 몰리자 상권 형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분양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시설 뿐 아니라 문화·레저시설까지 한꺼번에 갖춰지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별도의 홍보관이 있다. 아파트와 달리 상가는 찾는 수요가 한정적이고 단기간에 분양을 끝내기 쉽지 않아 유지비 부담 등으로 홍보관을 조성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분양대행사인 신화2002 김영 본부장은 “분양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 요소가 필요하고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 홍보관을 설치한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에 물량이 많다. 엠디엠플러스가 이달 말 청약을 받는 위례 중앙타워(383개 점포)는 연면적 9만6321㎡ 규모의 매머드급 상가다. 건물 앞 중앙광장에서 4층까지 바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다. 지상 1~4층과 꼭대기층에 테라스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종시에 들어서는 스마트허브(232개 점포)는 상가 바로 앞에 세종시청과 교육청 등 관공서가 있다. 서울 마곡지구 동익 드 미라벨(168개 점포)도 이달 분양에 나선다.

 상가로만 이뤄진 근린상가는 조심해야 할 것이 많다. 단지 내 상가는 입주민이라는 기본적인 배후 수요층이 있지만 근린상가는 유동인구에만 의존하므로 공실 위험이 크다. 때문에 입지가 관건이다.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이 가깝거나 인근에 공원 등 휴게 시설이 있으면 유리하다. 상가 배치(MD)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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