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대아랍어과 조철순군|꼴찌입학생이 전교수석졸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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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입학시험때 「꼴찌」가 졸업식에서 전교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27일 한국외국어대 졸업식에서 전체 수석을 따낸 조철순군(사진·26·아랍어과) .

<미팅한번도 안해>
조군의 졸업성적은 4.5점만점에 평점 4.05점.
77년 전주고를 졸업한 조군은 그해 전기대 응시에서 쓴잔을 마시고 후기인 외국어대 아랍어과에 지원했었다. 시험결과 조군의 성적은 정원 80명중 골찌인 80등.
그러나 동점자 1명의 영어성적이 조군보다 좋아 81등으로 밀려 「후보합격」에 머물렀다. 다행히 합격자중 면접불참자가 생겨 조군은 뒤늦게 추가면접을 치르고 합격한 턱걸이의 불명예를 안았다.
조군은 입학식을 치르자말자 꼴찌의 불명예를 씻기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대학생이된 기쁨보다 꼴찌의 좌절감을 극복키위해 그 흔한 미팅도 외면, 책과 씨름했다.
「강의시간에 빠지지 않는다」 「쉬는시간에 도서관을 찾는다」 「강의실 맨앞자리에 앉는다」. 평범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좌우명을 실행에 옮긴지 6개윌.

<대학생통역 활동>
1학년 첫학기말 시험에서 평점4.1점을 따내 턱걸이의 불명예를 씻고 장학생이 됐다.
자신을 얻은 조군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스스로 만든 면학의 좌우명에 따라 4년을 줄곧 아랍어과 수석을 차지, 끝내 전교수석졸업의 영광을 안은것이다. 대학생활중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대학생 통역협회 회원으로 활약했던일.
지난해 대통령배 축구대회때는 아프리카 수단대표팀을 이끌고왔던 수단 국립카르퉁대학의 부총장으로부터 아랍어 실력을 인정방아 유학 초청장을 받기도했다.

<수단선 유학초청>
지난해 12월 B해운회사에 입사한 조군은 방송통신대학 영어과에 지원, 비전공과목에도 눈을돌리는 열성을 보였다.
언젠가는 아랍권 국가에서 유학을 마치고 아랍문학을 전공하는 학자가 되는것이 조군의 꿈. 조군은 국민학교 교감인 조용건씨(61)의 3남2녀중 2남. 공부하는 틈틈이 고전음악감상에 취미를 키웠다.
『한번 시험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는 아니다. 최후에 웃는자가 승리자다』 조군은 눈앞의 결과에만 집착하는 후배들에게 이 말을 들려주고 싶다고했다.<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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