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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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로런스 저작권파동이라는 것이 있었다.
영국의 로런스 재산관리협회가 케임브리지 대학 출판부를 통해 81년 새로운 『로런스 전집』을 내놓고 세계의 출판사들과 연구가들에게 「로런스」의 작품집과 연구논문을 낼 때 인세를 지불하라고 요구한 사건이다.
「D·H·로런스」는 두말할 것도 없이 20세기초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란 소설로 세계적 물의를 일으켰던 문제작가.
그는 1930년 4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말썽은 저작권 때문이다.
현행 영국저작권법은 「사후 50년」의 유효기간을 인정하고 있어서 1980년에 그의 저작권은 말소됐다.
로런스 재산관리협회가 연간 수십만달러의 저작권 수입을 못받게 된 것은 물론이다. 그 타개책으로 나온 것이 로런스 전집 신판 출판이었다.
우연치 않게 영국은 저작권(copy right) 분야의 선진국이다. 현대적 의미의 최초 저작권법이 그곳에서 제정됐기 때문이다. 1710년에 제정된 앤여왕법(Queen Anne's Statute)이다.
이 법의 대상은 책에 한정됐다. 그러나 책이나 문학작품에 대한 저작권 개념은 벌써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선 문학작품의 표절이 「비열한 짓」으로 규정됐다. 로마에선 저작자가 명예만이 아니라 금전적 이익도 얻고 있었다. 인격권과 재산권 개념이다.
18세기 미국 저작권법의 아버지라고 하는 「노어·웹스터」의 노력도 바로 그의 저서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저작권은 연극·음악·예술작품과 라디오·텔레비전· 사진· 비디오테이프, 혹은 컴퓨터의 소프트웨어에 이르는 광범한 저작물로 확대되고 있다.
또 한 나라의 저작이 국제적 보장을 받기도 한다.
최초의 국제저작권법은 1838년 영국에서 실시됐고, 미국에선 1891년에 비거주 외국인의 저작권 보호를 보장하는 법을 만들었다.
상호협약에 의한 국제저작권보호는 1886년 베른협약부터다.
미국은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어도 베른협약국가들의 보호를 받았다. 미국 책은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에서 동시 출판됐기 때문이다.
유네스코가 주재한 52년 세계저작권협약 (UCC) 에는 미국 등 여러 나라가 가입했다. 이 문제가 이젠 우리 눈앞의 현실로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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