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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함께 중국에 동반 진출한 중소기업들이 힘을 내고 있다. LCD용 필름 가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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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K와 함께 중국에 동반 진출한 중소기업들이 힘을 내고 있다. LCD용 필름 가공 중소업체인 세진과 SKC가 손을 잡아 설립한 '세개진광전유한공사'(세개진)란 합작법인은 중국에 둥지를 튼지 1년여만인 6월부터 흑자를 내고 있다. 경영이 예상보다 빨리 자리를 잡은 것은 가공소재를 안정적으로 받고 물건을 납품 받는 수요업체가 튼튼한데 힘입은 결과다.

한국에서 들여온 LCD용 필름을 세개진 공장과 붙어있는 SKC 현지공장이 1차 가공하면, 세개진은 이를 받아 용도대로 잘라 쑤저우(蘇州)의 삼성 LCD패널공장 등에 공급하고 있다. 세진이 이 회사의 지분의 65%,를 SKC가 35%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이 회사는 한국 세진의 계열사인셈이다. 세개진은 올해 한국 본사 매출의 절반규모인 2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장쑤성(江蘇省) 우장(吳江)시 경제개발구의 현지 공장에서 만난 남상일 공장장은 "열 중 아홉은 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은 쉽지 않다" 며 "대기업인 SKC와 손을 잡아 공장운영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고 말했다.

세개진은 SKC의 현지공장인 'SKC신재료유한공사'의 한 켠에 세를 들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C와 합작법인 형태이기 때문에 현지 영업은 SKC에서 알아서 해준다. 대기업인 SKC의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고스란히 이용한다.

SKC의 오주열 부장은 "쑤저우 일대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첨단 산업의 세계 전쟁터"라며 "SKC도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진을 골랐다"고 말했다. 베이징(北京) 장안대로변에는 파네즈와 야호 등 15개 중소업체와 SK텔레콤이 한지붕 아래에서 사업을 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부터 중국 통신업체 차이나텔레콤과 합작으로 현지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 콘텐트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동반 진출한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그 콘텐트를 생산하는 업체들이다.

휴대전화 벨 소리 제공업체 야호의 윤민 지사장은 "2002년초에 중국에 단독으로 첫 진출했는데 지명도가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며 "3월부터 SK텔레콤을 등에 업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연말까지 1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 같다"고 말했다. 컬러링(착.발신음) 앞에 안내 음성을 넣을 수 있는 '컬러링 플러스'사업을 하는 파네즈는 이달초부터 베이징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저장성(浙江省)등 4개 성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내년 매출은 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중소기업청 기업협력과의 오정윤 사무관은 "거대기업이 경쟁하는 세계무대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서로의 장점을 살려 협력하면 시너지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장.베이징=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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