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앞을 보자" …일상들 홍콩 진출러시|화교들 손빼자 일은·증권회사 등 적극|땅값·홍콩 불 시세 급락 틈타 투자 늘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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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차기간이 끝나는 1997년을 앞두고 화교자본의 해외도피가 계속되고있는 홍콩에 일본의 종합상사· 은행·증권회사·유통기업들이 남모르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중공에 주권과 통치권이 반환되면 홍콩이 본토시장 진출의 최대거점이 되리란 전략적 판단아래 중공과의 거래확대를 노리는 기업들이 홍콩에 있는 지점·현지법인·주재원사무소의 체제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일본의 마이니찌(매일) 신문은 19일 일본기업들이 이미 작년부터 홍콩주재원을 늘리거나 임대했던 빌딩을 매입하는 등 투자를 늘리고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에서는 「대처」 영국수상이 홍콩을 방문했던 82년10월이래 주권반환문제가 급속히 부각되어 현지의 화교자본이 미국·캐나다·싱가포르 등으로 대량 도피되고있고 그때문에 토지가격의 폭락, 홍콩달러의 폭락 등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1월 택시업자의 스트라이크를 계기로 발생한 폭동도 그 한단면.
이같은 상황임에도 일본기업들이 역진출작전을 전개하기 시작한 것은 중공본토시장 진출의 창구로서 홍콩의 가치가 재평가되기 시작한데다 중공측이 『97년 주권회복 후에도 50년간은 현행 자본주의제도를 바꾸지 않겠다』 (중공의 홍콩주재수석대표 허가둔신화사 홍콩분사사장)고 약속을 하고 있어 홍콩의 장래에 대한 불안이 다소 해소되고 있기 때문.
일본 시중은행의 한소식통은 예컨대 현재 중공은 시중은행의 중공내지점, 현지법인을 허용치 않고 있으나 홍콩이 중공에 반환되면 홍콩의 지점·현지법인은 기득권으로 본토영업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종합상사들도 최근 증가추세를 보이는 중공의 대외무역이 주로 홍콩경유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홍콩에서의 영업활동을 굳히면 앞으로 중공의 미국· 동남아제국과의 거래에 참여할 기회가 늘 것으로 보고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공은 현재 심천 주해 산두 하문의 4개 경제특구를 설치, 외국자본을 받아 들이고있으며 홍콩과 연결된 심천에 힘을 기울이고 있어 이곳에 진출하는데도 홍콩에 거점을 갖는 것이 유리하다.
종합상사 일부에서는 홍콩 자체가 97년이후에는 경제특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마이니찌 신문은 전했다.
빈 껍질이 돼가는 홍콩이 과연 금계란을 낳는 마법의 암탉이 될 것인지 관심거리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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