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당·엘비스프레슬리당 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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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요즘 영국사람들은 오는 3월1일에 있을 체스터필드(영국중부지방)의 보궐선거를 흥미 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 싸움에는 작년 6월 총선때 낙선한 노동당의 좌파기수 「토니· 벤」을 비롯해 무려 17명이 입후보했는데 이 숫자는 영국선거사상 최고의 경쟁률이다.
체스터필드 보선은 영국정계에 영향력이 클뿐더러 극좌적인 성향 때문에 노동당 안에서도 문제인물로 돼있는 「토니·벤」의 재기여부를 결정짓는 선거라서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그런데 사람들을 웃기는 것은 「토니· 엔」과 겨루겠다고 나선 다른 후보자들 가운데 대다수가 당이름과 선거공약을 기상천외하게 내걸고 있는 것이다.
대학 2년생인 「피카로」군은 「여드름당」의 후보자로 출마했다. 그는 16세 때부터 하도 여드름 때문에 고통을 받아서 여드름 연구자금을 모금할 목적으로 여드름문제를 널리 인식시키기 위해 나섰다고 입후보의 변을 밝혔다.
「쇼」씨(37)는 「엘비스· 프레슬리당」의 이름으로 출마했고 「캐힐」이라는 사람은 자신의 이름스펠링을 틀리게 쓴 선신문에 본때를 보이기 위해 입후보.
또 가구점을 경영하는「버틀러」씨는 『당신의 의자를 체스터필더· 테임당」에서 사시오』라는 기다란당 이름으로 입후보. 「테임」은 자신이 경영하는 가게이름으로 거기다가 당이란 글자를 붙인 것. 그는 선거를 자신의 사업판촉활동의 기회로 이용하고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나는 숫자가 아닙니다당」의 이름을 내걸고 감옥에 있는 죄수들의 인권을 위해 투쟁하겠다는 18세짜리 학생「힐」군도 끼여있다. 【런던=이제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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