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만 앓던「입시병」전학년으로 번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고교3학년 학생들사이에 나타나던「고3병」이 전학년으로 번져 특히 성적이 우수한 1, 2학년 학생들가운데서「내신병」환자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학교성적을 잘 따지못하면 내신등급이 떨어지고 그렇게되면 명문대학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헤어나지 못한채 심한 노이로제 증세를 나타내고 있는 이들 학생환자는 요즘 종합병원마다 3∼4명식 입원, 장기치료를 받고있으며 하루에 보통4∼5명씩 통원치료를 받고있다.
이는 대학입시내신에 고교1학년성적까지 반영(83학년도부터) 되면서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새로운 현상.
고려병원신경정신과 과장이시형박사는 이를 중시, 내신노이로제환자를「1등병」환자로 분류해 의학계에 보고키위해 보고서를 작성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들 내신노이로제환자의 공통된 증세는 처음에는 대체로 시욕감퇴·두통·복통·시력장애등을 호소하다가 나중에는 우울증·불면증·대인기피증·허탈증등을 나타내고 심하면 정신이상으로 자살소동까지 빚는것이 특징.
각 법원당국은 이같은 증세로 입원중인 학생환자가 18일현재 한양대부속병원 5명, 중앙대부속병원 3명, 고려병원과 한강성심병원에 각2명씩이며, 통원치료를 받는 학생환자는 하루에 보통3∼5명, 많을때엔 6∼7명씩이나 된다고 밝혔다.
각 고교학생 생활지도교사들은 이같은 시험 노이로제 증세를 앓고있는 학생들이 대부분 교사와의 상담을 기피, 혼자 고민하는 경우가 많아 확실한 숫자는 파악할수 없으나 지난해부터 대입내신성적이 고교1학년 성적까지 반영되면서 과거 고학년에서나 볼수있던 이른바 「고3병」이 저학년에까지 확산되고 있는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혼자 고민하지말고 여유있게 공부해야>
이시형박사는 이에대해 『1백% 전력투구해 1등을 유지하는 학생의 경우 수석자리를 뺏기지 않으려면 항상「1등병」에 걸릴 위험을 안고있다』고 지적,『90%만 노력하고10%는 여유를 두는 수험생이 되는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충고했다.
이박사는 또 자녀들이 노이로제증세를 보이거나 갑자기 학교가기를 싫어할때엔 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강박관념에서 헤어날수있도록 대화를 나누며, 즉시 전문의와 상의할것을 요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