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감청자 식기'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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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 고려청자사업소가 국보 제220호 ‘청자상감 용봉모란문 개합’을 개량해 만든 고급 식기들. [강진군 제공]

부산 APEC 정상회담 때 만찬의 식기로 사용됐던 '청자상감 용봉모란 문개합(靑磁象嵌 龍鳳牡丹 文蓋盒.국보 220호)'이 대박을 터트렸다.

29일 전남 강진군 고려청자사업소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들어 온 청자 식기의 주문량은 500여세트에 이른다. 주문을 받은 청자는 가정에서 직접 쓰거나 선물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실제의 절반 크기(지름 10㎝, 높이 13㎝)로 제작했다.

뚜껑.대접.받침.접시로 구성된 이 청자의 세트당 가격은 35만원.

주문계층도 다양하다. 가족끼리 고급스런 식탁 분위기를 내고 싶거나 골동품으로 보관하려는 일반 가정이 가장 많다.

외국인 등 손님들을 초대해 행사를 많이 여는 문화재단의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통일중공업은 외국 귀빈들에게 줄 선물용으로 100세트를 주문했다.

강진군 대구면에 있는 고려청자사업소는 도공 22명을 동원, 15일부터 청자 제작에 들어갔다. 청자 제작은 일일히 수작업을 거쳐야 해 1세트를 완성하는 데 30일 이상 걸린다.

박재룡 고려청자사업소장은 "작품성을 높이기 위해 수작업은 필연적이다"며 "이번 기회에 강진 청자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자상감 용봉모란 문개합'은 12~13세기 고려 왕실과 귀족층이 죽.밥 그릇으로 사용하던 것으로, 진품은 삼성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현존하는 청자 중 작품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진군은 '청자상감 용봉모란 문개합'이 각국 정상들에게 소개된 것을 기념해 다음달 중에 서울 인사동에서 '에이펙 청자전'을 열 예정이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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