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육성증언 영상⑥ "청계천 후르시초프에서 만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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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전 총리: 그래 막 인자 본격적으로, 군복 벗으니까 시간 많대. 막 돌아다니며 설득하고. 제일 인상적인 건 “나 좀 살콰줘” 하던 6군단 포병대 작전참모 홍종철이. 이 친구를 서울에 불러가지고. 그때는 청계천 복개가 안 돼서 그대로 물이 질질질 흐르고 있었어. 그 옆에 조흥은행이 여기 있으면, 청계천이 이렇게 있고 여기 ‘상수’라는 바가 있었어. 한글로 간판을 해놨으니까, 상수가 무슨 자인지는 몰라. 거기를 아지트로 해가지고. 거기서 대략 만났어. 근데 거기를 어떻게 표현했냐면. 후르시초프라고 했어. 상수를 반대로 읽으면 수상. 유엔에 가서 신 벗어서 두드리고, 그때 한창 (소련의) 후르시초프가 그 짓 할 때야. “후르시초프에서 만나자.” 그게 상수 바야. 알게 뭐야. 모르지들. 거기서 대뜸 “어, 이 세상 이대로 괜찮겠느냐”, 내가 그러니까. 홍종철이 “무슨 뜻인지 내 알지. 근본적으로 뒤집는 데 찬성이다”. 홍종철, 그런 사람이야. 그것뿐이야. 그러고 가담했어.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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