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최신 육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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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사람의 생명은 난자와 정자가 서로 만난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후 어머니의 태안에서 40주라는 기간을 지내고 진정한 개체로서 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따라서 갓난아기가 태어날때 그의 나이는 0세가 아니라 사실은 2백80일이라는 나이를 갖게되며, 이 2백80일동안을 태아라고 부른다.
태아로 있는동안에는 양수라는 액체속에 보호되어 있어서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먹을 필요도 없고, 폐로 숨을 쉴 필요도 없으며 배꼽줄을 통하여 어머니의 핏속으로부터 양분을 섭취하며 생명을 키우게된다.
그러므로 임신한 어머니가 건강해야 태아도 건강하다는것은 당연한 이치다. 임신초기에 어머니가 전염병을 앓든지 영영부족이되면 태아에까지 영향을 미쳐 기형아가 되는수도 있다. 또 최근에는 담배를 지나치게 피우게 되면 임신중인 어머니에 나쁜 영향을 주게돼 미숙아를 낳거나 사산하는 경우가 많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술도 담배에 비하면 직접 해가되지는 않으나 태아에는 영양이 되지않고 임신부는 식사를 거르게되는 경우가 있어 좋지않다. 즉 술을 자주 마시면 생활이 불규칙해지고 사고의 위험이 높으며 식사가 고르지 못해 임부나 태아의 영양 모두가 좋지않다.
임신한 어머니의 마음가짐도 태아의 육체·정신 건강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옛날 중국에서는 문왕의 어머니가 문왕을 임신했을때 나쁜 것은 보지도, 듣지도 않고, 좋지 않은 일은 입밖에 내지도 않아 문왕을 태아때부터 훌륭히 교육시켰다해서「태교」라는 말이 생겨났다는 고사가있다.
따라서 태교라는 것이 별도로 있는것이 아니라 임신중에는 보고·듣고·말하는 모든것에 조심하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것을 현대적 의미로 해석한다면 소음·대기오염·가공식품등의 환경오염에서 자신을 지키고, 나아가 좋은 책을 읽고, 좋은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갖는 것이 바로 태교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와같이 어머니에 연결된 삶을 살다 태아가 세상에 태어남으로써 자기 혼자서 음식을 먹고, 호흡을 하며, 또 체온도 스스로가 조절하여야 하는 완전한 생명체가 되는 것이다.

<사진>손근찬(국립의료원소아과장)/<필자약력>▲서울대 의대졸업(1958년) ▲미 트리플러 육군병원, 노르웨이 오슬로대 연수▲국립의료원 소아과 의무관(1964∼74) ▲국립의료원 소아과장(1974∼현재)

<그림>임신과 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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