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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경기 좋다는데 울상 짓다니…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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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영기자]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적자와 자본잠식에 빠지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을 비롯해 주택시장 전반에 봄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일부 건설사 주식은 상장 폐지로 인해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건설·증권업계에 따르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경남기업은 지난해 자본총계(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가 -493억 원으로 자본이 전액 잠식됐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658만 원으로 2013년(-3109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 26위인 경남기업은 주택경기 침체, 해외사업 부진 등 여파로 자금난을 겪었다.

자본잠식은 적자 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면 시작된다. 자본금을 모두 까먹게 되면 부채로만 회사를 꾸려가는 데, 이를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고 한다.

완전 자본잠식은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이달 말 사업보고서를 공시하기 전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된다.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주식은 휴지조각이 된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채권단과 협의해 완전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기업·동부건설·남광토건 등 자본잠식

동부건설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본금이 100분의 50 이상 잠식된 것으로 지난달 말 집계됐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551억 원, 당기순손실은 2111억 원이었다. 이 회사의 자본잠식률은 79.8%에 달했다. 감사보고서상 2년 연속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이면 상장폐지된다.

남광토건과 삼환기업 등 중견 건설사들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건설사들이 잇따라 자본잠식에 빠지는 이유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업계가 침체되면서 적자가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좋아지고 있다지만 분양시장에 국한된 것"이라며 "공공공사 대부분 최저가 공사여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전반적인 수주 환경은 열악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만 덩치로 버티고 있을 뿐, 중견이나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정부의 이렇다 할 지원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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