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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바둑 용어, "꼼수·미생 등…익숙한 단어 많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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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바둑 용어’[사진 중앙포토]

일상 속의 바둑 용어, "꼼수·미생 등…익숙한 단어 많네"

일상 속의 바둑 용어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최근 드라마 미생이 화제를 모으면서 일상 속의 바둑 용어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진 것. 바둑이 좋은 취미생활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들 사이에서 일상 속의 바둑 용어에 대한 정보가 주목받고 있다.

일상 속의 바둑 용어에는 주로 신문 정치면, 사회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정수(正手), 꼼수, 악수(惡手), 헛수, 암수(暗手)등이 있다. 또한 강수, 초강수, 자충수, 묘수, 독수, 무리수, 승부수 등도 바둑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뿐만 아니라 국면(局面), 판세(版勢), 국세(局勢) 등도 바둑과 무관하지 않은 사회 용어들이고 실리(實利)와 세력(勢力)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일상 속의 바둑 용어다.

일상 속의 바둑용어 중 하나로 국수(國手)를 들 수 있다. 국수란 말 그대로 바둑계의 최고수를 뜻하는 단어다. 하지만 본래 바둑에만 쓰는 용어는 아니었다. 예부터 장기는 물론 특정 예능의 최고 기능자를 국수라고 불렀다. 고명한 의사도 역시 국수라고 불렀다. 국수란 단어는 나라 때 처음 나왔다. 당나라 사람 소악(蘇鄂)이 쓴 『두양잡편(杜陽雜編)』에 황제의 기대조(棋待詔·황제의 바둑을 상대했던 관직 이름)였던 고사언(顧師言)을 두고 당대의 제1국수라고 불렀다는 말이 있다. 한학자 신호열(1914~93·프로 2단) 선생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바둑 실력은 행기(行棋·기원 실력 7~8급으로 요즘 인터넷 초단보다 약하다), 군기(郡棋·5~6급), 도기(道棋·1~2급), 국기(國棋·프로 초단)로 보통 나뉘었다. 행기는 행세를 할 만한 실력, 군기는 군내에서 가장 잘 두는 사람이란 뜻이다. 나라의 최고수라는 뜻의 국기는 조선조에서 국수와 함께 통용됐다.

‘단수’ ‘걸치다’ 등의 우리말을 사용한 일상 속의 바둑 용어도 있다. 조남철(1923~2006) 9단이 55년 펴낸 『위기개론』(창원사)은 일본 책만 몇 권 있던 시절에 ‘단수’ ‘걸치다’ 등 우리말을 사용한 첫 번째 바둑책이었다. 많은 바둑 용어가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럼에도 조 9단은 ‘걸다’ ‘빵따냄’ 등이 아니라 ‘걸치다’ ‘빵때림’ 등 강한 어투를 쓴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또한 미생(未生)과 완생(完生)도 바둑용어다. ‘미생’이란 일상 속의 바둑 용어 중 하나로 두 눈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살리거나 잡는 것은 바둑을 두는 양 대국자들이 하기 나름이라 살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 바둑을 둘 때는 ‘미생’ 상태에서 신의 한두수 수단 좋게 또는 상대방이 방심하여 눈을 만드는 데에 성공하면 사는 거고 그렇지 못하면 잡힌다.

바둑의 용어는 형상을 묘사한다. 대비가 좋은 예다. 대국자의 수법은 태도를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 모자가 좋은 예다. 태도와 수법, 형상과 언어가 함께하기에 우리가 바둑을 둘 때는 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네 몸을 반상에 그리는 것이다. 상대를 모자 씌우면 앞에 앉은 상대의 머리를 누르는 기분이 든다.

온라인 중앙일보
‘일상 속의 바둑 용어’[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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