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설자리가 없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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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말의 마술사」로 「방송의 꽃」이었던 아나운서들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TV가 생기고 다원화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이 현상은 근래들어 뉴스진행이 기자들로 교체되고 각프로그램에서 전문인의 영입이 늘어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종래 아나운서들이 전담했던 영역을 살펴보면 뉴스·중계방송·사회·대담·DJ·각종프로그램소개등. 그러나 현재는 스포츠나 의식중계방송. 프로그램 소개를 제외하고는 아나운서 전담분야는 없는 실정이다.
KBS전영우아나운서실장은 각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퍼스낼리티가 강한 사람에게 프로를 진행시키는 추세때문」으로 풀이한다.
특히 이같은 추세는 『프로그램이 점차 고급화되고 세분화되면서 더욱 강해졌다』고 MBC이철원 아나운서실장은 말한다.
아나운서들의 비전이 약화됨에 따라 전직·이직률도 높아지고 있다. KBS의 경우 80년 통·폐합 당시 87명이던 아나운서수가 현재 74명으로 줄어들었는데 해마다 신입아나운서를 뽑고 있는데도 이직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실장은 "앞으로 아나운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NHK처럼 아나운서를 여러 팀으로 세분화, 각기 전문영역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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