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청년의식 일 총리부서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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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의 젊은이들은 국가나 사회와의 연계에서 도피, 활력을 잃고 목적의식이 희박한 표류세대가 되어가고 있음이 11일 일본 총리부가·발표한 「세계청년의식조사」에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내외민간조사기관에 위탁, 일본·한국·미국·영국·서독·프랑스·스위스·스웨덴·유고슬라비아·필리핀·브라질 등 11개국의 18∼24세까지의 남녀 각1천명을 대상으로 작년 2월부터 6개월간 실시한 것.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중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대답이 21%인데 비해 일본은 3·7%로 각국 중 낮은 비율을 보임으로써 국가나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이 희박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젖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가정이나 학교·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근로의욕이 없으며 취미생활에 몰두하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겨하는 점 등이 두드러져 미국병, 서독병에 이은 일본병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있다.
주요 항목별 조사결과를 소개하면-.
◇불만=일본에서 학교생활·직장생활에 만족하고있는 것은 65·2%와 54·3%로 각국 중에서 최저. 가정생활에 만족한다는 대답도 74·6%로 각국 중 끝에서 두 번째였다.
사회에 대한 불만의 이유로는 「올바른 것이 통하지 않는다」(46%), 「성실히 보답을 받지 못한다」(38·2%) 등이 상위. 「치안·풍속이 혼란하다」는 불만도 24·1%가 나왔다.
◇가정=부모와의 의견대립이 심각하다는 대답이 19%로 부모와 의사소통이 심각한 문제의 하나로 지적되고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서독이 톱으로 36%.
◇개인지향=개인생활과 사회생활 중 어느 쪽을 우선하겠는가는 질문에 사회생활지향이 33·2%로 서독 다음으로 낮았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대답은 3·7%로 11개국 중 최하위. 반면 경제적으로 풍족한 생활을 하고싶다는 대답은 38%로 각국 중 최상위를 차지했다.
한국청소년의 경우 경제적으로 충족한 생활을 하고싶다는 대답은 21·8%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
◇의욕=사회의식이 희박한데 비해 학습의욕은 강해 학교졸업 후에도 무엇인가 배우겠다는 대답이 88%로 각국 중 최고.
그러나 일에 의욕을 느낀다든가 일을 통해 자신을 살리겠다는 대답이 적었고 운이나 찬스를 성공의 요인으로 꼽는 대답이 50%가까이 나와 요행심을 반영했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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