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맥주홀 불…10명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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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석관동 「보통사람들」집
영하15도의 강추위가 몰아친 3일상오4시20분쯤 서울석관1동330의25 맥주홀 「보통사람들」 (주인 이준행·27)에서 불이나 현말씨(36·회사원 안양시석수동)등 손님6명 (남4명여2명)과 여자종업원 4명등 모두3명이 유독가스에 중독, 숨지고 3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불은 3층건물 2층에 들어있는 맥주홀내부40평을 태우고 40분만에 꺼졌다.
재산피해액은4백만원 (경찰추산).
불은 홀에 나가 춤을 추던 10대들이 사소한 시비끝에 싸움을 벌이다 통로한가운데있던 석유난로를 발길로 넘어뜨리는 바탕에 물이 소파에 번져 일어났다.
불이 났을때 홀에는 재수생·고교생·전문대생등 10대를 비롯, 손님30여명이 밤을 새우며 술을 마시고 있었으며 출입구가 1개뿐인데다가 비상구마저 잠겨있어 인명피해가 컸다.

<발화>
홀에서 춤을 추던 윤모군(19재수생)에 따르면 친구 장모군 (19·경기도Y상고2년)이 춤을 추다 30대 손님과 어깨가부딪쳐 시비가 붙었다는것.
손님이 장군의 멱살을 붙잡고 얼굴을 때리자 옆에 있던 친구 이모군(19·I공전1년)이 뛰쳐나가 웃옷을 벗고 덤비려다 홀입구에 있던 석유난로를 발길로 넘어 뜨렸다.
석유난로가 넘어져 엎질러진 석유에 불이붙자 불길이 부근의 소파에 옮겨붙어 순식간에 홀내부로 번졌다.

<대피>
불이 나자 홀에있던 손님과 종업원들은 출입구로 대피했으나 밀실에있던 손님과 여자종업원들은 대피하지못해 인명피해가 컸다.
종업원 최동한씨(26)와 전자오르간연주자 조주현씨(34)등 2명은 불을끄려다 연기가 심하고 불길이 계속번져 2층창문을 깨고 밖으로 뛰어내려 손목등에 상처를 입었다.
매형과 함께 홀에서 술을 마시던 현양씨는 술이 취해 출입문 반대쪽인 밀실쪽으로 대피했다가 빠져 나오지못해 가스에 질식돼 변을 당했다.

<사망자주변>
숨진 여자6명중 4명은 불이난 맥주홀의 종업원들로 대부분자취를 하거나 집안에서도 맥주홀에서 일하는 사실을 몰라 제대로 신원이 파악되지 않았다.
숨진 강혜미양 (18·서울장위동93의8)은 지난해 S여고2년을 중퇴하고 가출, 맥주홀 종업원으로 취직해 일해왔다.
사고소식을 듣고 병원안치소를 달려온 강양의 어머니는 『딸이 이런 곳에서 일하고 있는지는 몰랐다』고 통곡했다.

<맥주홀>
주인 이시가 1년여동안 휴업을하다가 지난해 12월23일 신장개업해 매일 철야영업을 해왔다.
맥주홀은 3∼4평크기의 밀실6개를 두고있었고 홀에는 탁자12개를 1·5m높이의 벽돌칸막이로 막아 손님을 받았다.
맥주홀내부는 소파와 커튼등 인화물질이 많아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홀내부를 덮었다.

<사망자명단>
▲현주▲김대진 (22·공원·인천시부평2동760) ▲박호철(28·운전사·서울석관동) ▲강혜미▲김성혜 (18·여·서울대흥동62의41) ▲박선옥 (19·여·서울장위동66의252)▲최명숙 (22·경기도시흥군과천면관문리 36의7) ▲김금선 (33·서울이문동180의3) ▲오경희 (18·여) ▲여자손님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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