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vs 공연] 성악가의 뮤지컬 나들이, 파리넬리 vs 팬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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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파리넬리’와 ‘팬텀’이 각각 다음 달 18일과 28일에 공연을 시작한다. 사진은 ‘파리넬리’에서 파리넬리 역을 맡은 루이스 초이(왼쪽)와 ‘팬텀’에서 크리스틴 다에 역을 맡은 임선혜. [사진 HJ컬쳐·EMK뮤지컬컴퍼니]

마력의 미성을 지닌 파리넬리의 아리아냐, 오페라 극장에 숨어사는 팬텀과 그의 여인이 부르는 사랑의 듀엣곡이냐.

 성악을 소재로 한 뮤지컬 두 편이 다음 달 관객을 찾는다. 뮤지컬 ‘파리넬리’와 ‘팬텀’이다. 오페라 형식을 빌린 이 두 작품에는 기존 뮤지컬 배우 외에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참여한다. 국내 초연이지만 흥행·작품성은 어느 정도 입증됐다. ‘팬텀’은 단독 예매를 맡은 인터파크 티켓사이트에서 이번 달 첫째 주 예매 1위를 차지했다. ‘파리넬리’도 지난달 열린 공연에서 평균 객석점유율이 89%에 달하며 순항을 예고했다.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는 “‘팬텀’은 미국과 일본 등 외국에서 이미 작품성과 흥행성이 입증된 작품이고, ‘파리넬리’는 지난달 공연에서 관객과 평단에게 호평을 받은 수작”이라고 말했다. 

 ‘파리넬리’와 ‘팬텀’은 국내 관객에게 친숙하다. 

 ‘팬텀’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원작이 같다. 오페라의 유령은 1910년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가 출간한 『오페라의 유령』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팬텀’은 그 후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두 작품의 전반적인 줄거리는 유사하지만, 극의 구성과 음악은 전혀 다르다. ‘팬텀’은 뮤지컬 ‘나인(Nine)’을 만든 극작가 아서 코핏과 작곡가 모리 예스톤 작품이다. ‘파리넬리’는 동명 영화가 1995년 국내에 소개된 적이 있다. 뮤지컬 파리넬리는 국내 창작 뮤지컬이다. 무대 배경은 영화와 같은 이탈리아 나폴리다. 지난 1월 프리뷰 형식으로 8일간 공연했는데 배우들의 노래 실력과 극의 촘촘한 짜임새가 평단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주연 파리넬리가 헨델의 ‘울게하소서’를 부르는 장면은 극의 백미다.

 ‘팬텀’의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은 한국 성악계의 글로벌 스타라 불리는 소프라노 임선혜가 맡았다. 임선혜의 첫 번째 뮤지컬 도전이다. 발레리나 김주원·황혜민 등도 출연한다. 파리넬리 주연은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음악대 대학원의 첫 번째 아시아 카운터테너 루이스 초이다.

성악가들이 주연을 맡은 건 배우의 가창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이라서다. 성악 발성으로 음역대를 수월히 넘나들어야 하는 노래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스트라토(거세한 남자 성악가)의 삶을 다룬 ‘파리넬리’는 미성의 고음을 가진 주연 배우가 꼭 필요하다.

 원 평론가는 “오페라에 지루함을 느끼는 관객이라도, 이 두 작품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넬리’는 4월 18일~5월 10일 능동 유니버설 아트센터 02-588-7708, ‘팬텀’은 4월 28일~7월 26일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 02-6391-6333.

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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