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본토에 핵공격을 한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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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대미 비난공세가 핵공격 위협으로 확대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0일 "당당한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공화국의 지위는 절대적이며 우리의 핵억제력은 악의 제국 미국과의 대결전에서 최후승리를 이룩하기 위한 정의의 보검"이라 주장했다. 5면에 실린 "남조선을 세계최대의 핵전쟁기지로 전락시킨 미국의 죄악을 고발한다"는 제목의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백서를 통해서다.

백서는 "미국은 무모한 핵전쟁책동으로 얻을것은 종국적파멸밖에 없다는 것을 똑바로 알고 키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을 당장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핵무기를 휘두르며 강권과 전횡을 일삼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으며 이제 남은것은 미국이 남조선에 핵무기를 끌어들이고 끊임없이 핵위협을 가해온 범죄의 대가를 치르는 것뿐"이라며 "만일 미국이 우리(북한)의 존엄과 자주권, 생존권을 조금이라도 침해한다면 역사가 알지 못하는 가장 무서운 참변을 제땅에서 당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위협인 셈이다.

한·미 연합사령부 주관으로 지난 2일부터 연례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진행중이다. 군 관계자는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은 유사시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증원 연습을 하는 훈련"이라며 "북한이 핵공격 훈련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매년 실시하는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1부 훈련을 하루 일찍 종료했던 것처럼 20일 종료 예정인 키 리졸브 연습의 경우 목표를 훈련 목표를 달성하면 일찍 종료될 수도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고 있는 올해 훈련에 대해 핵공격을 운운하며 중단을 요구한다면 일찍 끝내고 싶어도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오히려 역효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의 피습 사건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의거'에 비유해 국내 보수 단체들의 반발을 야기한데 이어 핵공격까지 거론하면서 남북관계 복원 분위기 조성에 찬물을 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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