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발 멤버들이 처음 의욕적으로 시작한 일이 바로 '황금발 트로피'를 만든 것입니다. 회원들이 돈을 모아 18K 금을 입힌 축구화 모양의 트로피를 만들어 그해 득점왕에게 선물하기로 한 것이죠. 지난해 득점왕은 브라질 출신 모따(당시 전남 드래곤즈)였습니다. 황금발 회원들은 지난해 12월 29일 K-리그 시상식장에 트로피와 축하 꽃다발을 준비해 갔습니다. 그런데 모따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고 브라질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회원들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모따는 올해 성남으로 이적해 뛰었지만 아직 트로피를 전달받지 않았습니다.
황금발은 올해도 트로피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같은 일이 또 생기지 않을까 회원들은 걱정입니다. 현재 득점 선두는 박주영(FC 서울.12골), 2위는 마차도(울산 현대.11골)입니다. 서울은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지 못해 모든 경기를 끝냈고, 울산은 인천과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를 남기고 있습니다. 박주영보다 출전 경기 수가 적은 마차도가 두 경기에서 한 골만 넣으면 득점왕이 됩니다.
노골적으로 얘기하지는 못하지만 회원들은 박주영 선수가 득점왕에 오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대부분 구단의 스트라이커는 외국인 선수들이 점령했고, 국내 공격수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현실 아닙니까. 또 박주영이 득점왕이 되면 황금발 회원 한 명이 늘어나게 되고요. 마차도가 득점왕이 되면 모따처럼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 회장은 "솔직히 마차도가 챔피언전에서 골을 못 넣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울산이 골을 넣더라도 이천수나 최성국 선수가 넣었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정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