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전까지 만든 전봇대 전선 도둑

중앙일보

입력

정전까지 만들면서 전봇대에 올라가 전선을 상습적으로 훔쳐다 판 6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달성경찰서는 10일 절도 혐의로 김모(61)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대구 달성군과 경북 고령군·칠곡군 등을 돌며 12차례에 걸쳐 전봇대 전선 2400m 시가 834만원어치를 몰래 끊어다 판 혐의다.

전선을 끊어가서 정전 피해까지 났다. 지난 1월 18일 오후 5시쯤 대구시 달성군의 비닐하우스와 주택 등 100여 곳에 정전이 났다. 김씨가 전봇대에 올라가 전력 공급선 500m를 잘라가 버렸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에서 다시 전력 공급선을 설치해 30여 분 뒤 복구됐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가 길고 무거운 전봇대 전선을 옮겨가는 방법은 50㎝ 크기로 토막토막 잘라가는 수법이었다. 전봇대 전선이 땅에 떨어지면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5시간 이상 가위나 칼로 전선을 잘랐다. 그리곤 고무로 된 피복을 벗겨내 버리고 전선 안에 있는 '구리선'만 쏙 빼내 가져갔다.

경찰은 김씨에게 전선을 매입한 정모(50)씨 등 고물상 업주 3명도 업무상과실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