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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연장에만 8골 … 끝내주는 손흥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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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손흥민이 막판 해결사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 기록한 8골이 모두 후반전이나 연장전에 나왔다. 8일 파더 보른과의 경기에서 득점포를 터뜨린 뒤 팬들의 환호에 답하는 손흥민. [파더보른 AP=뉴시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23·레버쿠젠)이 ‘후반전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9일(한국시간) 독일 파더보른 벤텔러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분데스리가 24라운드 파더보른과의 경기에서 후반에만 2골을 터트렸다. 1-0으로 앞선 후반 39분 곤살로 카스트로가 연결해준 헤딩 패스를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차 골망을 갈랐고, 후반 추가 시간엔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레버쿠젠은 파더보른을 3-0으로 완파하고 4위(승점 39점·10승9무5패)로 올라섰다.

 매년 진화하고 있는 손흥민은 2015년 들어 후반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승부처인 경기 막판에 골을 몰아넣으면서 막판 해결사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올해 치른 공식 경기에서 넣은 8골 모두 경기 막판인 후반 또는 연장전에서 기록했다. 지난 1월 아시안컵 8강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선 연장 전·후반에 2골을 넣었고, 호주와 결승전에선 0-1로 뒤진 후반 추가 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리그에서도 지난 15일 볼프스부르크전에서 터뜨린 3골 모두 후반에 기록했다. 올 시즌 넣은 16골 중에 9골이 후반에 터졌다.

 손흥민이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건 무엇보다도 체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올시즌 소속팀 32경기 가운데 20경기나 풀타임을 뛰었다. 43경기를 소화해 9차례만 풀타임을 뛴 지난 시즌보다 두 배 이상 많아진 수치다. 독일로 진출한 2009년 이후 “하루라도 웨이트 트레이닝(근력 강화 운동)을 제대로 안 하면 뛰기 힘들다”고 하면서 하루 3~4시간씩 기본 체력 운동을 꾸준히 소화한 덕분이다.

 브라질월드컵 직후 손흥민은 “이럴 때 체력을 더 보강해야 한다”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유독 집중했다. 지난 1월 아시안컵 조별리그 초반엔 감기 때문에 쉬어야 할 상황에도 체력 훈련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대표팀 동갑내기 절친 김진수(23·호펜하임)는 “흥민이는 연습벌레다. 운동할 때만큼 요령을 피우지 않는다. 기본 운동부터 볼을 다루는 훈련까지 소홀히 하지 않는데 실제 경기에서도 똑같이 잘 하는 모습을 보면 본받을 게 많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을 마친 뒤 팀에 복귀해 주로 동료에게 공격 기회를 내주는 역할에 집중했다. 그러나 득점 본능은 살아있었다. 오히려 복귀 후 5경기에서 5골을 넣을 정도로 집중력이 더 좋아졌다. 파더보른전에서도 손흥민은 슈팅 3개를 시도해 2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상대의 수비를 깨기 힘들었다. 끝까지 인내심을 발휘한 덕분에 결국 승리했다”고 말했다. 감각이 올랐을 때 한꺼번에 골을 몰아넣는 능력도 좋아졌다. 파더보른전에서도 8분 사이에 두 골을 넣었고, 2월 볼프스부르크전에서도 10분여 사이에 3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리그·컵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32경기에서 16골을 넣어 경기당 평균 0.5골을 기록중이다. 1985~1986 시즌 차범근(62)이 기록했던 한국인 유럽 빅리그 한 시즌 최다 골 기록(38경기 19골)에도 근접하고 있다. 경기 후 독일 빌트는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좋은 점수인 평점 2점을 매겼다. 분데스리가는 손흥민을 ‘이 경기의 선수’로 선정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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