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에 번지는 컴퓨터열기|"모르면 뒤진다"…수강생 부쩍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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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컴퓨터 붐을 타고 어머니 컴퓨터교실이 점차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방학을 맞아 컴퓨터학원과 각 컴퓨터 생산업체가 운영하는 컴퓨터전시장에는 주부수강생들이 급격히 늘어나 어머니 컴퓨터 교실이 앞다투어 개설되고 있다.
어머니 컴퓨터교실은 어린이컴퓨터수강생이 늘어나면서 어린이와 어머니가 함께 배우는데서 비롯되었는데, 주부들만을 대상으로 한 강좌는 개인용컴퓨터의 가계활용측면을 적극 강조하고 있어 흥미롭다.
현재 개인용컴퓨터를 생산하고있는 업체는 삼성·금성·삼보전자·동양나일론 등 줄잡아 30여개업체. 약 1천5백억원의 시장규모를 예상하고 업체마다 TV를 보듯 컴퓨터를 생활화하자는 구호아래 그 보급 경쟁이 치열하다. 개인용컴퓨터란 컴퓨터 전문가들이 조작하는 대형컴퓨터가 아닌, 일반인들이 손쉽게 사용할수 있는 소형컴퓨터. 개인이 각종 자료를 입력시켜 가사일이나 소규모 사무용무를 처리하거나 어린이 학습 게임개발 등에 이용할수 있는 컴퓨터를 이른다.
지난해 12월초부터 어머니 컴퓨터교실을 개설한 김수길원장(서울YMCA컴퓨터센터)은 수강신청한 어머니의 대부분이 처음에는 어린이의 학습을 도와주기위해 시작하는데, 중급정도만 되면 어린이학습뿐 아니라 가계부정리, 연말수지결산, 가족놀이 개발까지 그 활용도가 다양해지더라며 기획 성과를 전해준다. 개인용 컴퓨터의 가계활용 측면은 자녀들의 식단관리, 전화번호기입, 방학중 생활계획표관리, 전기가스 등 에너지관리, 약속, 생일기입, 물건보관정리, 가족오락게임개발 등. 일단 컴퓨터에 익숙해지면 수첩이나 전화번호부·가계부를 찾는것보다 컴퓨터활용이 한층 간편하다.
컴퓨터학원에 다닐 경우 수강비는 월1만5천원정도. 수강시간은 l주일에 두번이 대부분이며 컴퓨터 생산업체에서 컴퓨터 보급을 위해 마련한 전시장강좌는 3일코스로 수강비는 무료. 컴퓨터 기계자체에 대한 설명과 사용방법, 간단한 프로그램 응용이 기본코스다.
그러나 어린이 컴퓨터수강생들이 컴퓨터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데 비해 주부수강생들은 컴퓨터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커 쉽게 친해지기가 어렵다는 것이 컴퓨터를 지도하고있는 사람들의 공통된 우려다.
장봉춘교사(삼성전자 영동전시장) 또한 『어머니들이 컴퓨터와 얘기를 나누듯 쉽게 접근하기까지의 과정이 가장 중요한 고비』라면서 요즈음 주부수강생들은 가게나 약국을 운영하는 남편들의 수입과 지출을 컴퓨터를 이용해 활용해보겠다는 문의가 활발하다고 들려준다.
일반적으로 주부들이 컴퓨터를 배우는 목적은 어린이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나 새로운 기기에 접촉해 보겠다는 호기심때문으로 분석된다.
주부들이 컴퓨터를 가정관리측면으로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주부수강생들이 초급반과정조차 중도에서 포기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때는 컴퓨터를 배우는 주부들끼리 컴퓨터동호인그룹을 만들어 보는 것도 컴퓨터와 주부들이 쉽게 친해질수 있는 좋은 예.
학원에 다니는 주부수강생들과 작은 모임을 만들어 교류하고 있는 주부임옥경씨(서울은평구 불광2동)는 가계부정리를 컴퓨터로 처리해 보겠다는 기대로 요즘 컴퓨터에 빠져있다면서 『혼자 배우다보면 두렵기도하고 배운 것이 이해도 잘되지 않지만 그룹을 만들어 의견교환을 하면 가족게임이나 프로그램개발이 한층 손쉽고 집중력이나 논리적인 사고를 키울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주부들 사이에 일고있는 이러한 컴퓨터 학습열기는 컴퓨터를 가정생활에 어떻게 이용하느냐는 활용프로그램의 개발여부에 그 보급 성패가 달린 것같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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