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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스승' 최규동 3월 선정…"천황 은혜에 죽음으로 보답" 친일 행적 논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이달의 스승 최규동’. [사진 교육부]

교육부가 최근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한 최규동(1882∼1950) 전 서울대 총장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달 16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조성하고자 최 전 총장과 도산(島山) 안창호 선생, 고당(古堂) 조만식 선생 등 ‘이달의 스승’ 12명을 발표했다. 이 사업의 홍보 예산은 3억여 원이다.

교육부는 당시 최 전 총장을 민족운동가로 소개하며 일제강점기에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자제를 교육시키겠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창씨개명을 하지 않고 우리말 수업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사정의실천연대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일제 관변잡지인 ‘문교의 조선’ 1942년 6월호에 실명으로 “죽음으로 임금(천황)의 은혜에 보답하다”는 제목의 글을 일본어로 게재했다.

이처럼 친일 행적이 드러난 사람을 학생들에게 ‘모범적 스승’이라고 홍보, 교육한 것에 대해 검증 작업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최 전 총장을 포함한 12명에 대한 재검증 작업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는 뒤늦게 월별 ‘이달의 스승’ 12명 전원에 대한 재검증 작업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학생들에게 민족 사표(師表)가 될 인물을 제시하면서 검증 작업을 소홀히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9일 교육부 관계자는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검토하고 선정위원회의 역사학자들이 3차례 선정심의까지 거쳤음에도 친일 문제가 걸러지지 않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최 전 총장이 창씨개명 거부, 조회 때 우리말 훈시, 건국훈장 추서 등 대한민국 초창기 교육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인정돼 추천된 것”이라며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된 12명에 대해 전문기관에 의뢰해 철저히 재검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교육부가 선정한 ‘이달의 스승’ 명단이다.
3월 : 헌신적인 교육자의 표상이자 민족운동가 최규동
4월 : 식민지 농촌 수탈에 교육으로 대항한 농촌계몽운동가 최용신
5월 : 교육학자로 새교육운동을 추진한 오천석
6월 : 명동학교를 세워 청소년·여성 교육에 힘쓴 김약연
7월 : 역사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독립정신을 고취시킨 김교신
8월 : 독립만세운동, 국산품애용운동을 펼친 조만식
9월 : 일제 강점기 후학 양성과 무궁화 보급 운동에 앞장선 남궁억
10월 : 한글 대중화·근대화의 개척자 주시경
11월 : 민족국가 수립 위해 희생한 안창호
12월 : 국사교육으로 애국사상을 고취시키다 일본경찰에 의해 파면된 황의돈
내년 1월 : YMCA를 창설한 여성교육운동가 김필례
내년 2월 : 교육구국운동에 헌신한 이시열

온라인 중앙일보
‘최규동’. [사진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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