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주인어린이 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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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어붙은 한강을 건너던 국민학교 남자어린이 2명이 얼음이 꺼지는 바람에 물에 빠졌으나 데리고 간 강아지의 기지로 한 어린이가 생명을 구했다.

<한강 건너다 얼음 꺼져>
23일 낮 12시쯤 경기도 남양주군 구리읍 토평리앞 한강얼음판위를 건너던 임태열씨(39·운전기사·구리읍토평리)의 외아들 재모군(10·구리국교 3년)과 문형환씨(34·운전기사)의 장남 진국군(9·구리국교 3년)등 어린이 2명이 얼음이 꺼지는 바람에 깊이 5m 얼음구덩이에 빠졌다.
어린이들이 물에 빠지자 재모군집에서 기르는 생후6개월된 잡종견 똘똘이가 익사직전에 있는 주인 모습을 보고 『컹컹』짖으며 얼음판주위를 맴돌았으며 때마침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삼촌을 따라 강변에 나왔던 한민호군(12·강동국교5년)이 강복판에서 쉼없이 짖어대는 강아지를 발견했다.

<2시간 인공호흡후 회복>
민호군은 강아지가 얼음판 주위를 맴돌고 물속에서 검은 물체가 들쭉날쭉하자 삼촌 한기홍씨(41)에게 알렸으며 한씨와 스킨스쿠버 준비를 하고있던 김정직씨(35·경기도남양주군 와부읍)가 재빨리 잠수복을 갈아입고 물속에 뛰어들어 재모군을 건져냈다.
신체가 마비되고 실신상태에 빠졌던 재모군은 따뜻한 방에서 2시간동안 인공호홉을 한 뒤 의식을 회복, 『친구 l명이 더 물에 빠졌다』고 말했다.

<친구1명은 끝내 숨져>
김씨는 다시 물에 들어가 진국군을 건져냈으나 진국군은 이미 심장이 멈춰있었다.
사경을 헤매던 순간을 잊은듯 명랑한 얼굴을 되찾은 재모군은 『똘똘이가 목숨을 건져주었다』며 강아지를 껴안고 기뻐했다.
지난해 추석때 아버지친구로부터 젖을 뗀 강아지를 선물로 받았던 재모군은 똘똘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단짝 친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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