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찬숙이 선수촌에 돌아왔다|여자농구대표팀 감독교체 진통씻고 새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대한 추위가 누그러질줄 모르던 23일 하오 태릉선수촌 승리관에서 훈련중인 여자농구대표선수들은 환성을 올리며 새로운 각오로 파이팅을 외쳤다.
임영보감독사퇴로 한차례 진통을 겪은뒤 신임 조승연감독이 이날부터 지휘봉을 잡은 것이다.
또한 무릎수술후 집에서 요양중이면 주장 박찬숙이 완쾌. 오랜만에 선수단에 돌아왔다.
대표팀은 LA올림픽 아바나예선전에 대비, 지난해 9월4일부터 입촌했으므로 박찬숙은 실로 1백41일만에 선수촌에서 처음 동료들과 재회한 것이다. 박찬숙은 신현수코치에게 허리근육통으로 지난주말부터 순천향병원에 입원가료중인 김화순의 안부를 묻는다.
『화순인 정말 아플만도 해요. 지난해 6월 대만 존즈컵대회에서 7게임, 7월 브라질세계선수권대회에서 9게임, 그리고 귀국후에는 소속팀에서 추계연맹전에 이어 점보시리즈까지 40분씩 풀로 에누리없이 뛰니 무쇠가 아니곤 몸이 배겨나겠어요.』
이어 박찬숙은 무릎이 나쁜 박양계와 차양숙의 상태를 묻고 고교후배인 자이언트 김영희에겐 『영희야! 점보시리즈에선 활약이 대단하더라. 그런데 체중이 1백26㎏이나 나간다면서. 먹는것 줄이지 않으면 체중때문에 무릎의 이상이 반드시 온다』며 칭찬과 질책을 아끼지 않는다.
인사를 나눈 11명의 선수들은 신코치의 불호령속에 훈련에 돌입한다. 대한농구협회 서성환회장 등과 함께 훈련을 지켜보면 박찬숙은 조감독에게 『성정아가 위력이 있어요. 볼센스가 대단하네요. 이제 제가 없어도 걱정이 없겠어요』라고 칭찬한다.
박찬숙은 이번에 평생 가장 오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지난 75년 숭의여고 1년때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래 가족들 얼굴을 잊어버릴 정도로 9년동안 합숙생활의 연속이었다.
어느덧 실업7년생, 25세가 된 그는 집에서 쉬는 동안 불현듯 『결혼할 나이가 됐구나』하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다면서 살며시 웃는다.
『그러나 LA올림픽티킷을 반드시 따내고 말겠어요. 이 숙원을 이뤄놓고 선수생활을 마감하겠어요. 집에서 쉬는동안 슬그머니 오기가 나더군요.』
아바나 올림픽예선만 통과하면 올림픽본선에서 미국·소련에 이어 동메달도 바라볼수 있다며 투지를 불태운다.
박찬숙은 체육회 연금수혜규정에서 동장(20점)에 l점이 모자라는 19점을 얻어놓고 있어 이번에 본선티킷을 따내는 경우 연금을 받게된다.
박찬숙은 오는 30일부터 정식으로 입촌 훈련에 합류할 예정.
이날 서회장은 올림픽출전티킷을 따내는 경우 1천5백만원을 선수단에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민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