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부설 「비지니스·센터」 등 「고급 여성인력」 일자리로 각광

최근 2∼3년사이 서울의 1급호텔들은 다투어 「비즈니스·센터」또는 「익스큐티브·센터」라 이름붙인 부서를 개설해왔다. 상담차 한국을 찾은 외국인투숙객들에게 사업상 긴급하고 필요한 비서업무를 대행해주고 필요한 사람을 연결해 주는 것이 주된 업무. 그런데 이 센터들이 전적으로 여성에 의해 운영되고 필요에 의해 연결되는 기능을 가진 인력도 대부분 여성이어서 여성고급인력활용을 위한 새로운 직종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비즈니스 센터를 가지고 있는 서울의 호텔은 82년 7월 문을 연 호텔신라를 비롯하여 하이야트, 83년8월 호텔 부분개편과 동시에 문을 연 서울 힐튼. 조선과 롯데호텔은 호텔 직속부서 아닌 개인이 경영하는 사무실이 호텔안에 있다. 「비즈니스·센터」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텔렉스메시지를 세계각국에 띄우고 간단한 번역 서류복사·타이핑·명함만들기 등을 해준다. 서울과 전국지도 등을 비치해놓고 한국지리에 서툰 외국인들에게 상담회사위치를 알려주고 약속을 만들어주고 바뀐 전화번호를 알아주기도 한다.
많은 분량의 전문적인 번역·속기·상담통역 등에는 센터에 등록된 외부의 전문가들을 연결시켜준다. 쇼핑안내·관광가이드·예술행사 안내, 때로는 고객이 한국에 도착해서 떠날때까지의 일정표를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다.
서울 힐튼의 경우 이렇게 다양한 투숙객들의 도움요청을 비즈니스 센터에서 일하는 3명의 여성들이 맡아 해결하고 있다. 이들은 20∼40대의 연령층인데 모두 기혼여성들. 이 센터가 부문별로 확보한 외부의 전문가는 20여명에 이른다.
『한국을 찾는 외국사업가중 절반 정도가 잘못된 정보를 갖고 오는 것 같습니다. 동명이인, 비슷한 회사명이 너무 많아 그들이 알고온 이름만으로는 상대를 알아낼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전화번호가 자주 바뀌는 것은 사업연락상 치명적인 것 같습니다.』
서울 힐튼의 비즈니스센터에서 일하고있는 김봉영씨(44)의 얘기다. 따라서 한국상품에 관심이 있는 외국바이어들에게 최신 한국시장의 정보를 알려주는 조직적인 홍보가 절실한 것 같다고 얘기한다.
센터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모두 월급을 받고있지만 호텔내에서는 가장 고급인력으로 월급수준도 제일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센터를 이용하는 투숙객들은 일정한 액수를 지불해야 하는데 호텔에 따라 차가 크다.
간단한 타이핑이나 복사 등을 호텔센터에 부탁하면 보통 3천원 미만. 외부의 전문가를 부를 경우에는 1일간 비서역을 맡아하는데 4만∼5만원, 번역은 페이지당 1만∼2만원, 타이핑은 3천원선이다. 호텔은 보통 이 액수의 10∼20%를 수수료로 받고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는 전문가 일당이 경우에 따라 2배쯤 높기도 하지만 수수료가 40%에 이른다.
한편 77년 한국에서 최초로 비서역 대행업체라 할 「스타·커뮤니케이션」이란 회사를 세운 이조앤씨(39). 조선호텔의 PR 매니저직을 4년간 맡아 일하다보니 이러한 서비스업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는 직원만도 10명, 그중 8명이 여성이다. 테스트를 거쳐 이 회사와 연결을 맺고 있는 전문가만도 6백∼7백명. 그중 2백∼3백명은 비교적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다고 한다. 비서계통의 일을 하는 여성은 1백%가 여성, 그밖에도 여성이 많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일을 맡아하는 사람들은 「켈리·걸즈」(kelly girls)로 부른다. 미국에서 이일을 시작한 회사가 「켈리」라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스타·커뮤니케이션」의 경우는 단순한 비서대행업무로부터 요즈음에는 외국기업의 PR개발, 세미나주관, 간단한 시장조사 등으로 그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일본·홍콩 등 다른 극동지역국가와 함께 한국은 경제가 크게 국제화되는 것과 비례, 이러한 업무는 크게 늘어날것 같다고 이씨는 얘기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에 보다 많은 여성들이 참가하여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기능외에 몇가지 자질상의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이 김봉영씨의 얘기다. 우선 객관적인 정보를 그들에게 주어야할 것. 참을성이 있고 주인의식을 갖고 고객을 대할 것 등이다. 이조앤씨는 철저한 직업의식을 강조한다. <박금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