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北에 간 2235억원 배 구입비로 회계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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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송금 의혹 사건과 관련, 현대상선이 2000년 당시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2천2백35억원을 국가정보원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놓고도 선박을 구입한 것처럼 회계처리했다가 최근 이를 바꾼 사실이 19일 드러났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이 대북 송금을 숨기기 위해 회계장부를 허위 작성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현대상선의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2년도 '현대상선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 등을 통해 확인됐다.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산업은행 대출금 4천억원 중 북한에 보낸 2천2백35억원을 선박 구입에 쓴 것처럼 기록해왔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상반기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도 대출금의 용도를 선박 자산 증가로 적었다가 그 해 하반기 대북송금 의혹이 불거진 뒤 나온 이번 보고서에선 관련 계정 과목을 유형자산인 선박에서 무형자산인 사업권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강주안.임장혁 기자joo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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