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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프란체스카 여사 비망록 33년만에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1월12일.
대통령은. 상오 7시15분에 부산의 지사 관저를 떠나 수영 비행장 (K9)을 향하였다.
어제 저녁 미 대사관의 「위더비」씨가 와서 「리지웨이」장군이 내무부장관과 국방장관도 대구로 동행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말을 했다.
우리는 조병옥 내무장관을 찾아내느라 무척 애를 썼는데 저녁 늦게야 찾게 되었다.

<조 내무 동행을 요청>
손원일 제독도 대통령과 함께 갔다 일행은 상오 8시15분에 이륙하였다.
대통령은 먼저 한국 군사령부에 들러 거기서 「리지웨이」 장군의 사령부에 들러 거기서 「리지웨이」 장군의 사령부로 갔다. 미국 대사·「파렐」 장군·「앨런」·장군·「리지웨이」 장군의 부사령관, 그리고 「리지웨이」 장군 자신이 그 곳에 기다리고 있었다.
의식의 절차가 끝난 다음 「리지웨이」 장군은 그가 받고 있는 한국 정부의 협력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그의 수하의 미군만 아니라 한국군의 지휘관들을 알게 되었으며 이제는 적이 어떻다는 것을 알아 우리가 전선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며 아군이 준비를 갖추는 대로 곧 밀고 올라갈 것이라고 말하였다.
대통령은 「리지웨이」 장군이 철수를 하지 않으려는 노력과 후퇴 대신 진격을 하려는 방침을 취하고 있는데 대해 치하를 하였다.
지난 수주일 동안 후퇴가 거듭된 이래 대통령은 그의 마음에 지녔던 생각을 요약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동양 사람의 눈에는 싸우지 않고 후퇴한다는 것은 이미 패배인 것이다. 장군은 동양인과 함께 동양인에 적대하여 싸우고 있으니 이러한 동양인의 심리를 염두 해 두도록 하라고 충고를 하였다.
「리지웨이」 장군의 부임이래, 그리고 『나는 버티기 위해 온 것이다』라고 한 몇마디는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은 새로이 채택된 진격 정책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진격 방침 결정 치하>
중공군은 순전한 인력으로 싸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훈련된 젊은이들은 전선에 나가거나 전선의 간격을 메우거나 제2선에서의 적의 침투를 막용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청년들은 중공군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라도 하고자 하고 있다. 만약 장군이 그들에게 무기나 수류탄을 준다면 그들은 경시할 수 없는 전투 부대가 될 것이다.
「리지웨이」 장군은 자기도 그것을 알지만 현대전에서는 군중전의 여지가 없으며 그것은 도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방해라고 말했다.
그 청년단들이 훨씬 남쪽으로 내려가 전쟁과 작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대통령은 그들의 원하는 것이 그렇다면 우리 청년들을 일선에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잘 조직된 단체를 그저 군중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지만 청년단 계획이 작전상 맞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설명해 주겠다고 하였다.
우리 국민들은 유엔군이 평양에서부터 싸우지 않고 철수해 온 속도로 후퇴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차차 예민해지고 격분해 있다.

<장소 불문코 싸워라>
유엔군은 자기들의 전선으로 후퇴하게 내버려 두라. 그리고 우리 청년들로 하여금 적과 맞서 싸우고 공격을 받게 하라. 적이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말고 싸워라. 전선을 만들어 가지고 적의 공격을 기다리는 짓을 하지 말라. 적으로 하여금 취약점을 발견하게 하여 공격의 시간을 택하도록 하는 것은 바로 낙동강 전선에서 해본거와 같은 이론이다.
적의 공격을 기다린다는 것은 다른 의도가 없다면 패퇴를 의미한다. 그것은 싸우는 군인들과 우리 국민의 사기를 죽게 하는 것이다.
미국 측에서 일본을 무장시키는데 관한 이야기와 심지어 일본 군인을 한국에 보내서 싸우도록 하자는 많은 말들이 있다. 대통령은 말을 계속하였다.
『「리지웨이」 장군, 왜 귀하는 싸울 태세를 갖추고 훈련된 한국 청년을 올 무장시키지 않습니까? 왜 50만 한국 청년들을 공산당과 싸울 수 있도록 무장시키지 않습니까? 미국은 우리가 언젠가는 뒤에서 당신들을 칼로 찌를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군사 원조도 받은 것 없이 자신의 생명을 바쳐서 공산군과 성공적으로 싸워 온 나리는 오직 한국 한나라 뿐 입니다. 왜 귀하는 한국 청년들을 밀어 제쳐놓고 그 대신 일본을 무장시켜 또다시 일본을 열강으로 만들려고 합니까? 한국은 더 말할 것도 없고 필리핀·태국, 그리고 다른 아시아의 모든 나라들은 일본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다보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가 당한 쓰라린 경험은 이러합니다. 우리는 일본 사람들이 러시아와 싸울 수 있게 우리 나라를 통과하게 해주었더니 그들은 결코 우리 나라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국의 도움을 받아 일본인들은 한국에 머무르면서 40년 동안 우리 한반도를 점령했었습니다. 바로 당신네들 미국이 1905년에는 일본이 러시아와 싸울 수 있게 일본의 군비를 증강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제2차 대전 중에 당신네 미국은 바로 그 러시아가 일본과 싸우도록 러시아의 군비를 증강시켜 준 것입니다. 이제는 또다시 당신들은 러시아와 싸우도록 일본에 군비를 증강시켜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나 일본이 그들의 야망대로 남의 나라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다같이 그들에겐 한국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주의 열쇠>
겨울에 얼어붙지 않는 항구, 그리고 살과 광물 등이 그들에겐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당신들은 언제나 한국이 아시아의 관건이라는 사실을 똑바로 보지 않으며 또 이 두 열강이 그것 때문에 전쟁에 휘말렸다는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귀국은 극동에서 한국을 강력한 보루로 만들어 이 두 세력을 견제하려 들지 않고 우리의 적들만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의 군대는 이미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침투되어 있습니다.
만약 당신들이 한국 전쟁에서 패하거나 철수한다면 당신들은 일본의 공산당을 저지할 수 없습니다. 내 말을 명심하여 들으시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우리의 청년들을 훈련하고 무장을 시킨다면 결코 후회를 하지 않으리다.』 이 말을 끝내자 대통령은 일어나 신 국방장관·조 내무장관·정일권 장군과 함께 「파트리지」 장군의 사령부를 향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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