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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구리·납·은·금 … 역사를 움직인 금속 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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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금속의 세계사
김동환·배석 지음
다산북스, 288쪽
1만6000원

무연휘발유가 있으니 유연휘발유도 있을까? 있었다. ‘연(鉛)’은 납을 뜻하는 한자어다. 납이 들어간 유연휘발유는 미국에서 발명돼 국내에서도 1990년대 초까지 활발히 사용됐다. 지금은 독성물질로 분류돼 사용이 금지됐다. 납중독 때문이다. 납은 건강에 치명적이다. 호흡기·피부로 흡수되면 신경계를 자극한다. 유연휘발유 개발팀 중 15명이 납의 독성 때문에 사망했다.

 그러나 납은 사람을 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방사선을 막아준다. 납의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체르노빌·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투입돼 인간을 지켜줬다.

 저자들은 금속이 역사의 중심에 있다고 설명한다. 인류 역사를 석기·청동기·철기 시대로 나눴지 않은가. 우리도 지금 스마트폰부터 우주 정거장까지, 금속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금속공학·국제학·자원외교 등을 전공한 두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금속의 세계사를 서술했다. 정치·경제·스포츠 등 분야를 넘나들었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금속은 7종. 인류가 사용한 순서대로 구리·납·은·금·주석·철·수은이 등장한다. 세계사·한국사가 금속을 중심으로 얽혔다. 나폴레옹이 주석 단추 때문에 러시아 원정에 실패한 이야기, 조선의 은 제련법으로 촉발된 임진왜란 등을 다뤘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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