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떠난 "참선바둑"…심신의 평정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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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노이로제는 바둑으로 고쳐라­.
스트레스등 노이로제로 시달리던 몇몇 젊은이들이 매일 3∼4시간씩 좌선을 한채 바둑을 둔 결과 노이로제를 치료한 임상례가 있다고 말하는 조남철씨(62·한국기원명예이사장)는 건강을 바둑에서 찾는 바둑건강 예찬론자.
47년 동안 9단으로 입신에선 조씨는 한자리에 몇 시간씩 두는 바둑에서 승부욕에 집착하다가 한때 소화불량으로 고생도 했다. 그러나 최근 바둑평·아마대국등 자유로운 바둑스타일로 변신하면서 바둑의 맛을 즐기게 되자 지병도 씻은듯이 나았다.
바둑이 집착을 떠나 자유롭고, 즐겁게 될때 비로소 건강의 원천이 될수 있다는 것이 조씨의 바둑건강론.『한점 한점 정성이 깃든 돌을 통해 바둑판을 꿰뚫을 때 마음의 평정을 찾게되며, 나 자신도 모르게 무아지경에 빠집니다. 이때 잡념은 가셔지고 정신통일이 되면서 정신이 단련되지요.』
바둑판 앞에 좌선을 한채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참선에 가까우며 마음을 한곳에 모아 응결시키는 바둑은 정신수양의 제일조건이자 정신건강의 밑거름이다.
기는 심평기화라­, 바둑은 곧 마음을 안정과 평정으로 이끈다는 것이 조씨의 바둑론.
『바둑은 마음의 거울입니다. 주변이 짜증스러울 때 바둑도 짜증바둑이 됩니다. 따라서 바둑은 명랑한 분위기로 둬야하며 바둑을 둘 때 마음은 저절로 평해집니다.』
바둑이 욕심 없고, 호트러짐 없는 생활로 이끈다는 조씨는 매일 한국기원에서 2시간정도 승부에 관계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아마대국을 갖는 것이 자신의 노화를 방지하고 건강을 유지해주는 비결이란다.
기력으로 자신을 지탱할 때 어떠한 질병도 물리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기력질병 퇴치론도 펴고 있다.
특히 바둑은 정신활동을 돕고 고독감과, 나아가 소외감을 씻어줘 도시의 노인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정신건강의 벗이 될 것이라며 노인바둑 건강론도 펴고 있다. 조남철 (62·한국기원명예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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