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더비·크리스티 경매에 한국 작가 출품 부쩍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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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제 미술시장에서 양대 경매회사로 꼽히는 소더비와 크리스티에 한국 작가 출품이 잦아졌다. 2004년 10월 홍콩 경매에 현대 작가의 작품 8점이 나가 좋은 낙찰률을 보인 뒤 한국 현대미술품에 대한 서구 소장가의 관심이 부쩍 커졌다.

조각가 임영선(46)씨는 내년 3월 소더비 현대미술품 경매에 근작 '창백하고 우울한 달-동찬'(사진)을 내놓는다. 26일까지 미국 뉴욕 스탁스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호평받은 작품이다. 느릅나무를 깎아 만든 170개의 머리 상 가운데 6점이 최저 예정가 3만 달러부터 경매에 부쳐진다. 소더비 경매에 한국 현대조각이 출품되기는 처음이다. 임씨의 조각전 '한밤중-오야(五夜)'를 둘러본 미술평론가와 개인 소장가들 추천이 소더비 진출의 보증서로 작용했다. 170개의 두상이 부딪치며 만드는 움직임과 풍경소리가 동양의 느낌을 잘 우려냈다는 평이다. 임씨는 "고단하고 힘겨운 현실 속에서 오지 않는 새벽을 기다리며 희망을 품고 살 수밖에 없는 삶의 업을 그렸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2시 30분 홍콩 컨벤션센터 그랜드홀에서 열리는 크리스티의 '아시아 동시대 미술' 경매에는 한국 작가 18명의 근작 25점이 초대받았다. 권기수.노상균.박성태.안성하.유승호.이용덕.최소영.최영걸씨 작품이 중국 현대미술품과 나란히 경매에 오른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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