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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 아드보카트 감독] 주변에서 본 성격·생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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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표팀 관계자들이 말하는 아드보카트 감독은 살아 있는 '축구 기계'다.

그의 일과는 오직 축구, 축구, 축구다. 공식 일정 외의 모든 여가시간도 축구로 채워진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그와 붙어다니는 박일기 통역관은 "그의 일과는 축구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한다.

아드보카트의 소일거리는 비디오로 선수들의 플레이를 분석하거나 대한축구협회에서 받은 자료 읽기, 그리고 핌 베르베크 수석코치, 아프신 고트비 분석관과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잡담'이라는 것도 외국 감독에 대한 평가나 자신의 선수 시절 회고 등 축구 얘기뿐이다.

취미도 오리무중이다. 축구 말고는 유일하게 야구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을 뿐이다. 중학교 때까지 야구선수를 한 인연 때문인지 프로야구 우승팀 삼성의 선동열 감독에게 공개적인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에선 대중 스포츠인 골프에 대해서는 한 번도 화제에 올린 적이 없다. 박 통역관은 "원래 골프를 안 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에선 골프채를 잡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덩치는 큰 편이지만 아드보카트는 소식가다. 닭과 생선 요리를 즐겨 먹는다. 술은 입국 다음날 환영만찬에서 마신 와인 한 잔이 전부다. 그 이후로는 단 한 잔도 입에 대지 않았다. 가족에 대해서는 개인적 성향이 두드러진 유럽인답게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들도 그의 가족사항을 정확히 모른다. 부인과 딸.아들 한 명씩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정도다.

잘 알려져 있듯 아드보카트는 강한 카리스마와 자상한 성격을 겸비했다는 것이 대표팀 코치진과 스태프, 협회 관계자들의 일치된 평가다.

축구에 관해서는 자기 주장이 뚜렷하지만 평소엔 농담도 잘하고 '아버지'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고 한다. '축구협회 직원들에게 손수 커피를 타줬다'는 일화가 정몽준 축구협회장을 통해 소개된 적도 있다. 정기동.홍명보 대표팀 코치는 이구동성으로 "아직 정식으로 회식도 하지 못해 아드보카트 감독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훈련 때 선수들을 강하게 몰아붙이면서도 평소엔 선수와 스태프의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전임 감독들은 A매치 경기 후 1~2일간은 휴식을 취했으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다음날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할 정도로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그래서 "선수도 아직 그에게 친근함을 느낄 여유는 없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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