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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쏙] 신문읽기·홈피로도 글솜씨 키웠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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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에 합격한 논술 우등생들은 초등학교.중학교 때 어떻게 논술 공부를 했을까. 교육전문작가 김은실씨의 책 '논술은 밥이다'에 소개된 대학생 중 3명으로부터 그들의 논술공부 비법을 들어봤다.

*** 게임-독서 연결로 흥미 길러

이창환 서울대 경영대 1년

초등학교 때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게임을 즐겨했다. 다만 게임만 한 게 아니라 좋아하는 게임과 관련된 책을 열심히 읽었다는 점이 좀 다르다. 예를 들어 '대항해시대' 게임을 하면서는 배경이 비슷한 '베니스의 개성상인'을 읽었고, 일본 역사에 대한 게임을 했던 5학년 때는 일본 역사소설인 '대망'을 읽었다. 삼국지는 게임을 하며 여러 종류의 삼국지를 독파했다. 이렇게 게임과 연관된 역사책이나 소설, 위인전을 읽으니까 자연히 독서에 흥미가 생기고 배경지식이 풍부해졌다.

글짓기 대회엔 적극적으로 나갔다. 처음엔 성적이 좋진 않았지만 중.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제법 상을 탔다. 학교에서 열리는 '자기주장 발표대회'에도 종종 나가 전교생 앞에서 조회시간에 발표를 했다. 글짓기나 웅변 등 표현해보는 연습을 많이 했던 게 실제 논술시험에도 도움이 됐다. 초등학교 때는 위인전이나 만화책 같이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읽게 하는 게 효과적이다. 또 글짓기 대회처럼 글을 써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많이 나가보는 게 좋다.

이창환 서울대 경영대 1년

*** 신문 읽으며 생각하기 연습

김지아 서울대 법대 1년

책에 완전히 빠져 지내던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겨울 방학 땐 학교 도서관을 거의 매일 드나들면서 60여권의 세계 명작을 다 읽었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땐 친구와 함께 집 근처 강서도서관에서 살다시피했다. 부담스럽게 집에 잔뜩 책을 사 놓는 것보다는 도서관에서 취향대로 골라 읽게 하는 게 더 좋았다.

어려서부터 늘 혼자 깊은 사색을 하는 일이 많았다. 중학교 때 운영하던 일종의 '미니홈피'가 있었는데, 거기에도 신변잡기적인 내용보다는 책을 읽고 느낀 점 등 다듬어진 글을 썼다. '독서기록장'이라고 하면 부담스러워서 글을 못 썼을 텐데, 컴퓨터는 늘 켜게 되니까 비교적 편하게 쓸 수 있었다.

신문도 꾸준히 읽었다. 아침에 신문을 학교에 들고 가서 0교시나 쉬는 시간에 틈틈이 읽었다. 헤드라인 위주로 보고 그중 관심있는 분야의 내용은 다시 꼼꼼히 살펴봤다. 논술이나 구술면접에서 평가하는 것은 결국 '평소 얼마나 생각을 많이 했느냐'는 점이다. 생각을 많이 해야 말할 거리가 생기고 그래야 논술도 잘 쓸 수 있다.

김지아 서울대 법대 1년

*** 인터넷 통해 글쓰기 방법 익혀

배강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2년

어려서부터 주변에 책이 많은 편이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한 데다, 집에 컴퓨터도 없고 해서 자연스럽게 책을 많이 읽게 됐다. 논술학원은 다닌 적이 없지만 중학교 때 철학학원에 2년 동안 다녔다. 철학 관련 책을 읽고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는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 지금까지 독서록이란 건 아예 쓴 적이 없다. 대신 중학교 때 음악 관련 사이트에 음악 평론을 꾸준히 올렸다.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좋아하는 노래에 대한 감상평을 썼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즉각 올라오는 걸 보면서 글 쓰는 재미를 느꼈다. 그때 글을 맛깔나게 쓰는 법을 익힐 수 있었다.

2004학년도 연세대 입학 논술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아서 올해 신입생 선발 땐 논술문제 출제위원으로 참여했다. 다른 친구들은 논술학원에 다니면서 체계적으로 글쓰는 법을 배우다보니 비슷한 답안을 내 놓는다. 그와 달리 지문을 읽고서 거기서 뭔가 독창적인 것을 끄집어 내서 글을 썼다. 그게 모범답안과는 벗어날 수 있지만 훨씬 높은 점수를 받는다.

배강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2년

정리=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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