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마련의 부담을 덜어줍니다."|근로여성 위한 혼수전문상가 문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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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결혼을 앞둔 근로여성들을 주고객층으로 한 혼수전문상가가 개설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혼수전문상가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상품의 고급화에 치중. 가격도 비싸고 도심지에만 치우쳐 있어 근로여성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던 존재.
이번에 문을 연 삼원혼수백화점((742)3400)은 동대문지역의 공장근로여성들을 대상으로 보다 싼 가격과 혼수품상담, 3개월 할부등으로 목돈마련이 어려운 근로여성들의 편의를 고려하고 있다.
김창석씨(삼원혼수백화점대표)는 직장여성을 대상으로 앙케트 조사를 실시한결과 이들의 최대 고민이 결혼문제임을 알고 이들을 대상으로한 혼수전문백화점을 열게되었다고 개설의도를 밝힌다.
특히 김씨는 근로여성들이 대부분 부모와 떨어져 살고있어 혼수품에 대한 기본정보가 부족하고 막연히 5백만∼6백만원은 가져야한다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김씨가 상담해주는 혼수품안내는 1백50만∼2백만원선. 가정의례준칙에 가장 다가선 혼수물품이다.
혼수전문상가는 가전제품·침구·그릇·가구·공예품등으로 종합상가로서의 규모를 갖추고 있고 양복과 양장지등 의류는 도매상과 서로 연결을 맺어주고 있다. 가격은 전기프라이팬이 1만원, 홈세트가 6만원, 코피 세트가 6천5백원등으로 시중가보다 30∼40%싼 도매가격. 신용있는 회사의 직원인 경우는 현금가로 3개월 할부판매하며 한달에 4천원씩 저금한다음 6개월후에 물품을 가져가는 적립형 혼수품 구입도 시도하고 있다.
혼수품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이 오는 여성들을 위해 전문상가에서 내놓은 혼수물품 구입명세서를 보면 컬러TV·냉장고·장롱·화장대·원앙침·효도이불·예단이불(5채)·누비이불·베게·방석·앞치마·상보·다리미판·반짇고리·담요·쌀통·밥통·밥솥·전기프라이팬·코피포트·믹서·다리미·드라이기·밥그릇·수저·김치통·대야·주전자·남비·홈세트·유리그릇·반상기세트·코피세트등으로 l백50만원을 넘지않는 수준이다.
근로여성들이 즐겨 이용하는 혼수전문백화점은 그 풍속도도 다채롭다.
백화점이나 기존의 혼수전문상가가 대부분 적령기의 자녀와 함께 오는 부모들이 많은데 비해 이곳 혼수상가에는 본인이 혼자 찾아와 자신의 저축액과 혼수물품을 가늠해 물건을 구입한다는 것.
혼수상담을 하는 김씨 역시 대부분의 근로여성들이 자신이 짠 구매계획표를 가지고와 여러번 문의를 하고 동대문시장안의 각종 전문상가도 직접 발로 뛰어본 다음 물건을 구입한다고 전한다.
김영희양(26·Y방직)은 『주변 친구들의 말만 듣고 혼수구입자금이 부족해 말못할 고민도 많이 겪었다』면서 『그릇은 유행이 자주 바뀌니까 쓸만큼만 사라든지, 화학솜이불도 이불감에 따라 침구예산을 훨씬 규모있게 쓸 수 있다든지 하는 혼수정보나 혼수상담이 적령기의 근로여성들에게는 가장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혼수용품을 보다 싼 가격으로 규모있게 구입하려는 근로여성들의 관심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동대문시장안 전문상가들도 혼수전문상가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김씨는 이러한 움직임으로 건전한 혼수풍토 또한 자리를 잡게되길 기대하고 있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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