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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골계, 조류 인플루엔자 염려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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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승숙씨가 오골계에게 자신이 만든 특별사료를 주고 있다.[사진=김방현 기자]

"조류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오골계에게 최고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논산시 연산면 화악리 이승숙(43.여)씨가 기르는 천연기념물 265호 오골계 6000여마리가 요즘 '상전' 대접을 받고 있다.

인플루엔자 감염을 막기위해 값비싼 사료를 주고 철저한 방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골계 특별보호 조치가 시작된 것은 조류독감 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14일. 종전까지 이씨는 사료공장에서 구입한 배합사료만 사용했다.

그러나 이후 배합사료에 현미.숯.황토.미네랄(제오라이트)등 각종 영양분을 첨가한 '영양가 만점'의 특별 사료를 만들어 먹이고 있다.

이씨는 "숯과 황토.미네랄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현미와 미생물은 장 운동과 소화를 돕기 위해 첨가한다. 배합사료(49%)에 현미 50%를 섞은 뒤 숯과 황토 등은 0.2%씩 넣는다.

이들 성분은 비록 적은 양을 첨가하지만 가격은 비싸다. 숯은 5kg에 2만5000원으로 배합사료(25kg들이 1만원)의 12.5배나 된다. 또 미생물과 황토는 각각 10kg들이 한 포에 2만5000원이다.

이처럼 다양한 재료를 사용함에 따라 사료값은 종전보다 2.5배나 많은 월 500여만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씨는 또 2000여평의 사육장 주변을 소독하는 데 사용하는 소독제도 화학약품에서 목초액으로 바꿨다.

목초액은 t당 구입가격이 70만원으로 화학약품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소독 횟수도 1주일에 한 번에서 매일 2~3회로 늘렸다. 이씨 농장에서 운영하는 오골계식당은 조류 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최근 손님이 크게 감소, 매출도 40%정도 줄었다.

농장측은 늘어나는 오골계를 처리하기 위해 1992년부터 오골계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농장 운영비가 연간 1억원이나 들어가지만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유지비는 더 들고 식당 손님을 줄어 걱정"이라며 "올 겨울을 무사히 지낼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전국에 오골계를 키우는 농가는 몇 곳 있지만 순수 혈통을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1980년)된 것을 기르는 곳은 이씨 농장 뿐이다.

오골계는 벼슬과 깃털.눈동자는 물론 뼈까지 검은 색을 띠고 있다. 6대째 오골계를 기르고 있는 이씨는 서울에서 일간지 기자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99년부터 오골계 사육에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글.사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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