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눈으로쓰다그후] 김근태 장관 병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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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김근태 장관이 루게릭병 환자인 박승일씨를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아휴 어머님, 고생이 정말 많으십니다."

"고맙습니다."

20일 오후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루게릭병 환자 박승일씨의 집을 찾았다. 김 장관은 승일씨의 어머니 손복순(64)씨의 마른 손을 붙잡으며 승일씨의 쾌유를 빌었다.

3평 남짓한 승일씨의 방에 들어선 김 장관은 "미남이네. 농구선수 때 오빠 부대가 엄청났겠다"며 대화를 시작했다. 승일씨는 눈동자로 마우스를 움직이는 안구마우스를 이용해 "귀한 걸음 감사합니다/부디 저희가 더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약속해주세요. 꼭!!!"이라고 컴퓨터 모니터에 미리 써둔 편지를 띄웠다. 그는 '장관님을 위해 특별히 띄어쓰기를 했다'는 글도 덧붙였다. 중증 루게릭병 환자인 승일씨는 현재 얼굴의 일부 근육과 안구 근육, 오른손 약지 끝마디를 제외한 신체 근육이 모두 굳은 상태다.

김 장관은 "노력할게요, 승일씨. 다시 한번 마음에 간직하겠습니다"라며 승일씨와 두 눈을 맞췄다. 승일씨는 오른쪽 입 꼬리를 살짝 들어올려 웃음으로 화답했다. 김 장관은 이날 루게릭병 등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에 개설될 쉼터에선 희귀병 연구도 진행된다.

김 장관은 특히 희귀난치병 중에서도 소수 그룹에 속하는 루게릭병 환자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요양소 건립 운동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한 달 15만원인 간병비도 20만원으로 올려 지급하기로 했다.

박수련 기자 <africasun@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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