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한, 101억 골프대회 포기한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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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한

지난 22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노던트러스트 오픈에서 우승한 재미동포 제임스 한(34·한국이름 한재웅)이 5일 열리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에 불참한다. 이 대회는 총상금 925만달러(약 101억원)에 출전 선수는 70여 명에 불과하다. 컷 탈락도 없다. 우승하면 157만 달러(약 17억2000만원)를 받는다. 그래서 ‘돈 잔치’ 로 불린다.

 제임스 한은 캐나다 투어에서 뛰던 2008년엔 “상금 3000달러(약 328만원)가 내겐 100만 달러(약 10억9000만원) 같았다”고 할 정도로 어렵게 버텼다. 돈만 생각한다면 이번 대회에 꼭 나가야 한다. 그러나 그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3월 중순 아내의 출산이 예정돼 있어서다. 지난달 23일 노던트러스트 오픈 우승 당시 제임스 한은 “대회 우승도 좋지만 3주 후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이 더욱 흥분된다”며 “집으로 돌아가 출산을 앞둔 아내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주 캐딜락 챔피언십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제임스 한은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어 동부 지역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 출전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한은 출산을 앞둔 이탈리아계 미국인 부인 스테파니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집에 머물고 있다. 제임스 한의 아버지 한병칠씨는 “(4월 9일 개막하는) 마스터스 전에 딸(손녀)이 태어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애가 강한 아들이 대회를 포기할 수도 있다. 힘들게 출전 자격을 얻은 만큼 아들이 마스터스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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