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상가 날로 번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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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속의 작은 미국거리라는 이태원상가가 최근 점포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시장으로 커가고 있다.
ASTA, IPU행사등을 통해 관광거리로 크게 부각되자 상점들이 속속 들어차고 내국인의 발길도 잦아졌다.
이태원상가는 반포로4거리에서 한남동운전면허시험장까지 약1·5km의 거리를 점하고있다. 이곳의 점포수는 모두6백여개소. ASTA총회 이전인 지난6월의 2백90개소(용산구청집계) 에서 거의 배로 늘었다. 이처럼 상점들이 단 시일안에 크게 운집한 것은 정부가 선정한 ASTA, IPU등 국제행사의 관광쇼핑코스들 가운데 이태원상가가 끼여 서울안의 외국인거리로 널리 선전되면서부터다.
지난해부터 1년사이「서울」「이태원」「국제」아케이드와 포니쇼핑센터등 4개의 아케이드가 연이어 문을 열었고 상가의 뒷골목에도 점포들이 빽빽이 들어찼다.
이들 아케이드는 점포수30∼40개에 매장규모 2백∼3백50평의 중형급들이다. 상인들이 모여들자 점포의 전세값도 지난해에 비해 70∼1백%씩 뛰어 아케이드의 경우 현재 보증금과 임대료가 평당 각각 2백만원·10만원수준.
점포들은 60%정도가 의류상이며 그밖에 피혁상, 골동품 및 기념품상, 양복점등이 주종을 이룬다. 특히 의류상의 경우 수출하기 위해 선적했다가 클레임등으로 되팔려나온 제품들의 국내최대소비시장이 되고있다. 이에 따라 값이 남대문이나 동대문시장정도로 싸고 디자인이 다양한 제품이 많다.
지난해까지만해도 고객의 60%이상이 외국인이었으나 요즘은 내국인고객이 절반이상을 차지한다는게 상인들의 말.
따라서 고객수도 30%정도 증가했고 매상고도 연1천5백만달러선에 이르고있다.
그러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점포가 모여들어 점포간의 과당경쟁이 심해 전망은 결코 밝지만은 않다는 상인들의 얘기다.
이태원상가번영회장인 이승구씨 (43) 는 『정부의 관광홍보로 많은 상인들이 기대를 안고 몰려들었으나 국제행사가 끝나고 나자 정부의 보조도 없고 기대한 만큼의 활황도 없어 앞으로가 문제』라고 말했다. <제정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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