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경쟁사 약점잡기 '보도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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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KBS가 자사의 메인뉴스를 통해 경쟁사의 약점 잡기에 나섰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KBS. KBS는 지난 15일 MBC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 14일 방송분에서 보조 출연자의 알몸이 노출된 사고를 거의 매시간 보도했다.

KBS는 '뉴스5'를 시작으로 '뉴스6', '뉴스네트워크', '뉴스타임' 등을 자사의 전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연속적으로 'MBC 드라마 알몸 노출 물의', 'MBC 드라마 하반신 노출 물의' 등의 타이틀로 이 사고를 보도했다.

특히 메인 뉴스인 '뉴스9'에서도 1분 19초에 걸쳐 집중 보도했다. 이날 '뉴스9'는 사고 장면을 뿌옇게 처리해 처리해 내보내는 한편, 시민 인터뷰와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온 항의를 방송했다.

또 지난 7월 발생한 MBC '생방송 음악캠프'의 언더그라운드 그룹 카우치의 성기노출 사고 관련 영상과 함께 이 사고에 대해 언급했다.

이에 MBC가 17일 '반격'(?)에 나섰다. 16일 스타뉴스의 첫 보도를 통해 알려진 KBS 김모 PD의 지난 14일 있었던 자살시도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MBC도 역시 '5시 뉴스'부터 시작해 '저녁뉴스', '뉴스데스크', '뉴스24', '뉴스투데이' 등의 뉴스 프로그램을 통해 'KBS PD 자살 기도 중태', '제작비 갈등 PD 자살기도' 등의 타이틀로 연이어 이 사건을 내보냈다.

역시 메인 뉴스인 '뉴스데스크'에서는 "당초 KBS로부터 약속받은 제작비가 절반으로 줄면서 제작이 어렵게 되자 (김PD가) 힘들어했다"며 1분 40여초 동안 김 PD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김 PD의 이력과 의식불명인 현재 상태를 상세히 보도했다.

또 김PD의 친동생과 김PD와 함께 일했던 프리랜서 프로듀서, 동료 KBS PD 등의 인터뷰 등도 방송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 공방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양사 모두 선정적인 보도 태도를 버리지 못한 이유다.

일부 시청자들은 "MBC 드라마 노출 장면은 드라마를 보면서 무심코 지나갔던 장면인데, 오히려 KBS의 반복 보도로 오히려 더 선정적인 느낌을 갖게 됐다"며 유난히 KBS만 알몸 노출 사고 보도한 이유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KBS PD의 자살 시도를 MBC만 집중 보도한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사실을 경쟁사 비방용으로 상품 기사화한 것 아니냐"고 게시판을 통해 비난하는 시청자들이 있었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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