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물리고…자중지란의 미민주당 대통령 후보 혼전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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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의 대통령선거전의 열기가 서서히 불기시작했다. 공화당측은 내년1월중에「레이건」대통령의 재출마선언과 즉시선거전돌입이라는 시간표를 짜놓고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으나 민주당쪽 사정은 전혀 다르다. 민주당에선 이미 8명이나 후보가 난립, 우선 「당내결속」이라는 측면에서부터 큰 부담을 안고 있다.
공학당의「레이건대통령과 싸우기 위해선 민주당후보들은 우선 8대1이라는 당내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월터·먼데일」 전부통령과 「존·글렌」상원의원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나 이들의 뒤에는 「앨런·크랜스턴」상원의원, 「개리·하트」상원의원,「조지·맥거번」, 「루빈· 애스큐」, 「어니스트·홀링즈」, 그리고 흑인목사「제시·잭슨」등이 「제시·잭슨」등이 줄을 잇고 있다.
민주당은 현재 각 후보간의 자살적 경쟁을 지양하고 당의 단합과 2백40만달러로 설정된 선거자금의 모금을 의해서 전미국 순회유세를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단합도, 선거자금모금도 이루질 못했다.
먼저 「잭슨」은 당간부들이 소수파들에게 부정수단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크랜스턴」은 당의장과의 불화로 이 선거유세에 불참했으며 「애스큐」도 장모의 사망으로 경합을 포기했다. 또「하튼」는 「글렌」이 사실은 공화당원이라고 비난했으며 「글렌」은 「먼데일」이 소비성향적인 자유주의자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이들의 이러한 자중지난으로 시카고에서는 한접시에 5백달러짜리 모금조찬회가 취소됐고, 세인트루이스와 아틀랜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렇듯 이들의 출발지인 아틀랜타에서 기착지인 앨버커크에 이르기까지 서로가 상대방을 은근히, 때로는 노골적으로 공격했다. 결과적으로「민주당의 단합」과는 거리가 먼 행사가 됐고 선거자금도 목표의 절반도 안되는 1백10만달러에 그쳤다. 이런 와중에서 몇몇 후보는 그런대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흑인인 「제시·잭슨」은 매혹적인 웅변으로 청중들을 압도했으며 「레이건」대통령을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부를 뺏어 부자들에게 갖다바치는 『「로빈·후드」의 반대자』라고 몰아세웠다.
「잭슨」이 뜻밖의 관심을 끈것과는 대조적으로「하트」는 불운한 편이어서 어색한 농담과 청중들을 당혹하게 하는 자조적인 모습 밖에 보여주질 못했다.
「맥거번」은 경쟁자들을 욕하지 않고 『「레이건」대통령이 미국을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 고 비난함으로써 민주당의 최선의 이슈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있다.
한편 선두주자로서의 입장이 느긋한「먼데일」은 면밀주도하게 이러한 당내싸움에 끼어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먼데일」은 전국여성기구의 지지도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내년3월 앨라배마 예비선거에중요한 전국적 흑인기구인 「앨라배마 민주당협회」와의 사이가 나쁘다. 의장인「조·리드」는 「먼데일」을 지지하지만 그밖의 임원들은 대통령에 「먼데일」, 부통령에 「잭슨」을 추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먼데일」은 만족해 한다고 발표했지만 문제는 「먼데일」의 지지세력이 「먼데일」-「잭슨」 티킷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주 백악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레이건」대통령은「먼데일」과 「글렌」을 각각 16%이상이나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중 「레이건」의 인기도가 가장높은 것이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가장 큰 민주당내의 문제는『8명의 후보중 누가「레이건」대통령을 이길수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민주당내의 그 누구도 자신있게 대답할수 없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당이 안고있는 최대의 고민거리다.【타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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