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초심으로 돌아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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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출범 초기의 순수한 정신으로 되돌아가기를."

눈 감은 전교조 위원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수일 위원장이 11일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연가투쟁 유보 방침 관련 기자회견을 갖던 도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교원평가제 반대와 反 APEC 공동수업 등으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 교사가 "전교조는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을 '학부모이자 교사의 한 사람'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지난 15일 전교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순수하던 시절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참교육을 기치로 출범, 부패없는 학교를 실현하려 노력해 온 전교조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을 보면 학부모이자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씨가 바라본 전교조의 문제점은 '(전교조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는 것.

그는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학생들의 해맑은 웃음과 초롱초롱한 눈빛'이라는 창립선언문을 내걸고 출범했던 전교조는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받아 합법화될 수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그러나 지금의 전교조는 '이라크 파병반대','사립학교법 개정'공동수업 등 정치성 짙고 편향적인 활동으로 대부분의 국민이 싫어하는 정치적 이익단체가 돼 버렸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전교조가 추진해온)反 APEC 공동수업 등은 교원이 정치적.파당적.개인적 편견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선동하는 것을 금지하는 교육기본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바탕으로 합법화된 전교조가 이들에게서 멀어진 것은 전교조 스스로의 잘못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전교조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으로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제안했다.

김씨는 글 말미에서 "요즘 먹기 꺼림직한 김치는 안 먹을 수 있어도 학생이 학교에 안갈 수는 없고, 좌편향 이념 교육을 시키는 교사한테 아이들을 안맡길 선택권이 학부모에게 없다"면서 "전교조는 제발 출범 초기의 순수한 정신으로 되돌아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전교조는 홈페이지를 통해 "교원평가시범학교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11월 25일까지 책임있는 대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연가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며 교원평가제 시범실시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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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글 전문.

전교조가 '반 아.태경제협력체(APEC) 공동수업'을 전국적으로 확대 실시하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평가제 시범실시에 맞서 연가투쟁을 가결함에 따라 언론 매체와 사회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학부모이자 교사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 금할 수 없다.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는 1989년 창립선언문에서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를 따르는 학생들의 해맑은 웃음과 초롱초롱한 눈빛"이라며, 아이들을 위한 참교육, 인간평등 교육, 인성 교육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해 한동안은 교육현장에서 촌지 없는 학교, 부패 없는 교정, 차별 없는 교육을 실현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보여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를 받아 결국 합법화됐다.

그랬던 전교조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지난 몇 년간 전교조는 "학력고사가 싫다. 교장은 투표로 뽑겠다. 교사 대표를 사립학교 이사회에 넣어 달라. 교원평가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또 전교조 임의로 실시한 '이라크 파병 반대', '사립학교법 개정'등 공동수업은 대부분 정치성이 짙고, 편향적이었다. 또 이번의 반APEC 공동수업도 그렇다. 이는 교원이 정치적. 파당적.개인적 편견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하고 선동하는 것을 금지하는 교육기본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이에 전교조는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점점 멀어졌으며 이제는 대부분의 국민이 싫어하는 정치적 이익단체가 돼 버린 것이다.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예컨대 요즘 먹기 꺼림칙한 김치는 안 먹을 수 있어도 학생이 학교에 안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 안타까운 건 반세계화, 좌편향 이념 교육을 시키려는 교사한테 이 나라의 미래를 짊어져야할 아이들을 안 맡길 선택권이 학부모에게 없다는 점이다. 그나마 전교조가 11월12일 단행키로 했던 집단연가투쟁 방침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로 유보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전교조 안의 애국적. 양심적 교사들에게 호소합니다. 제발 출범 초기의 순수한 정신으로 되돌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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