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윤방부<연세대 가정의학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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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50세된 아주머니가 진료실에 찾아왔다. 이유는 손이 자꾸 떨려서 온갖 곳을 다 찾아 다녀보고 보약도 먹어보았으나 여전히 손이 떨린다고 한다. 식욕은 상당히 좋아서 잘먹으나 체중이 5∼6kg이나 줄었다고 한다.
또 가끔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고 더위도 참기 어렵다고 한다.
이와같은 환자들의 대부분이 쉽게 수전증(손떨림)이라고하여 간과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그러나 이와같은 환자는 소위갑상선이라는 목밑 호르몬샘에 이상이 생긴 대표적인 경우다.
목밑샘은 목젖의 바로 밑에 있는 샘으로 살구정도의 크기를 가진 호르몬 생성기관이다. 이 호르몬 생성기관에서는 소위 갑상선호르몬이 나오게 되는데 이 호르몬은 체내의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하는등 여러가지 기능을 갖고있다.
갑상선호르몬은 우리가 섭취하는 옥도에 의해 생성되며 우리 뇌속에 있는 뇌하수체라고하는 기관에서 생성분비되는 갑상선 기능촉진 호르몬에 의해서 조절되어 갑상선호르몬이 많이 나오면 줄이고, 적게 나오면 많이 나오게 한다.
물론 손이 떨리는 이유가 갑상선에 의한것만은 아니고 이외에도 이유를 모르는 수전증, 소뇌의 이상에 의해서 떠는 경우, 파킨슨씨병에 의해 떠는 경우, 가족적인 경향등 여러가지 원인을 생각할수있다. 그러나 30대 중반이후, 즉 중년기에 아무런 이유 없이 손이 떨리고, 가슴이 방망이질을 하는등의 증상이 있고, 식욕은 왕성하나 체중이 주는 경우는 위에 기술한것처럼 갑상선 기능이 증가된 경우를 반드시 생각해야한다.
갑상선 기능이 증가된 경우의 진단은 쉽지않다. 특히 목에 살이찐 경우는 더욱 어렵다. 감상선 질환의 진단은 우선 환자가 얘기하는 내용을 들어보고 목을 한번 쳐다본다. 대부분 목젖 밑에 불룩하게 나와있는 덩어리를 볼수 있다. 이때 환자의 등뒤로 가서 침을 꿀꺽 삼키게 하면서 손가락으로 갑상선을 촉진하면 그 크기를 알수있다. 심한 경우는 만져보지 않아도 알수있다.
그러나 갑상선이 크다고 해서 무조건 감상선 기능이 증가되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때는 더욱 확진하기 위해 피를 뽑아 소위 갑상선호르몬 검사를 하게되는데 이 검사는 상당히 비싸서 4만∼5만원이나 든다.
가끔 검사를 위해 피를 뽑게 하면 왜 이렇게 비싸냐고 불평하는 환자를 보게된다. 그러나 이 검사뿐아니라 갑상선에 혹시 무슨 덩어리가 있는지, 또 암은 아닌지, 커졌으면 얼마나 커졌는지를 알기위해 소위 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 조영술까지 시행해야 하는 때가 많은것을 이해해 줘야한다.
이외에 갑상선 기능이 증가되는 소위 하시모또증의 진단을 위해 항체검사를 시행한다. 어쨌든 이렇게하면 대개 갑상선의 기능이 왜 증가되었는지를 대강 알수있다. 치료는 약물요법으로 항갑상선제제와 방사선·수술요법등이 있는데 별로 어렵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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