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우리 '국보 이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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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숭례문의 국보 1호 변경 논쟁이 큰 이슈가 됐었다. 우선 당분간 숭례문이 국보 1호로 남게 되었다만 사실 이 논쟁은 이미 1996년에 결론이 난 해묵은 것이다.

국보는 우리의 반만년 역사의 산증인이자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보로 총 307건이 지정돼 있다.

『국보이야기』(랜덤하우스 중앙 출간)는 교과서나 백과사전, 때로는 무겁고 어려운 화집이나 도록 속에서 겨우 숨을 고르던 국보가 우리들의 이야깃거리로 나온 유일한 책이다.

국보와 보물은 어떻게 다른지, 국보 지정은 어떻게 하는지, 국보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지 등 평소 누구나 한번쯤 가졌봤던 국보에 대한 다양한 궁금한 점을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은 국보 1호 숭례문부터 308호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좌상까지 국보를 목록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국보의 소재지와 소장처는 물론이고, 특징과, 감상 포인트를 간추려서 요약 정리했다. 국보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양질의 도판은 물론이고, 국보에 얽힌 각종 자료와 참고 도판을 500여 컷 이상 풍부하게 수록하고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눈으로 국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문화재 전문기자로 10여 년 취재 현장을 누비면서 얻은 예민한 감각과 국보에 대한 애정과 지식을 바탕으로 저자는 재밌는 국보 이야기를 펼쳐낸다. 전문용어 투성이의 알듯 모를 듯한 국보론이 아닌 별다른 사전 지식이 없이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국보이다.

또한 이 책은 국보에 얽힌 화제와 미스터리 등 국보를 둘러싼 이야기를 실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이름이 잘못 된 국보, 제 짝을 잃어버린 국보, 원래의 일부만 남아 있는 국보 등 사연도 제각각인 우리 국보에 숨겨진 사연과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국보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재밌는 이야기와 함께 국보의 도난과 약탈, 국보의 훼손 문제, 가짜 국보와 문화재 사기극 등 우리 국보가 처한 암울한 현실을 전문기자의 시각으로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필자를 이를 위해 그간 꾸준히 자료를 수집해 왔고, 이 책에서 유형별로 정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겪으며 훼손되고 약탈당한 우리 문화재와 국보를 돈으로 보는 세태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특히 일본의 국보가 된 우리 문화재를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편 이 책에는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숭례문을 국보 1호로 지정한 이유 또한 자세히 나와 있으며 이와 함께 국보 지정에 있어 항상 제기됐던 논란들 및 국가지정 문화재의 분류와 관리체계에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도 실려있다.

■ 저자소개: 이광표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와 서울대대학원 국문학과를 나와 1993년 동아일보에 입사했다. 이후 오랫동안 우리 문화재를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깊이 있게 소개하는 기사를 써왔다. 우리 문화재를 좀 더 공부하기 위해 2004년 홍익대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수료했고 짧은 기간이지만 일본의 나라국립박물관에서 연수를 하기도 했다. 『사진으로 보는 북한의 문화유산』, 『문화재 이야기-보는 즐거움 아는 즐거움』 등의 책을 썼으며 강원 양양군 오산리 신석기 유적을 배경으로 한 미국인 고고학자의 소설 『영혼의 새(The Spirit Bird Journey)』를 번역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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