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회제는 폐지, 기능축소가 바람직/임박한 조계종단 제도개혁, 정화의 방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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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진통을 거듭해온 불교제도개혁과 승단정화의 단행이 임박했다.조계종 신흥사승려살인사건을 계기로 적극 제기된 한국불교의 개혁·정화는불교계안팎이 오랫동안 고대해온 염원이다.
개혁추진의 주체문제는▲이성철종정의 비상대권에 의한제도개혁위신설▲기존 비상종단운영회의 기획분과의 보강,활용▲전국승려대회를 통한 개혁기구설치등의 3가지 방안으로 압축돼 있다.
아직도 완전 소진되지 않은 총무원문제는 종정 대권으로 일시 기능을 유보 (경상업무제외) 하거나 개혁주체기구가 대행토록함으로써 결판을 내야한다는게 많은 불자들의 바람이다.
기껏해야 「과도정부」 의 의미밖에 없는 총무원문제를 둘러싸고 인수인계-불법무효주장-번복 공증으로 갈팡질팡하는 오늘의 조계종단 사태는 마치 나무를 보지못한채숲속만 헤매는 형국이다.
이제 문제는 박기종비상종단운영회의의장과 총무원관계,개혁· 정화에 혼선을 빚는 갖가지 변수를 준비할 이종정의 결단만이 남아있읕 뿐이다.
종헌·종법개정을 통한 제도개혁과 승단정화에 거는 불교계 내외의 기대들을 모아본다.

<종단제도>
지금까지와같은종회제도는 폐지되거나 그 기능이 대폭축소,조정돼야한다는여론이 지배적이다.
종회제도 부정의 논리적 근거는 첫째 62년 통합종단으로 출범한 조계종의 20년 종회사가 종권과 이권다룸의 무대였을뿐 종단발전에 기여한 구체적 공적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음은 도덕·문리·양심을 앞세우는 종교단체가 세속정치제도의 강력한 「견제」 와 균형을 모방한 삼권분립제도를 갖는것은 이치에 맞지않는다것.
종회 폐지의 경우 총무원장 선출은 전국 본·말사주지들이 하도록 한다.
축소의 경우는 본사조실로 원로원을 구성, 총무원장선출및 극히 의례적인 자문기능만을 갖게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원로원에는 참여정신을 실천키 의해 소수의 신도대표참여문호의개방이바람직하다.

<재정운영제도>
불교 사찰의 재정은 우선 「공개회계제도화」 가 모든 불자들의 소망이다.
다음으로는 본· 말사3직(총무·재무·교무)중의 재무는신도회 선출의 신도나 전문관리승이 맡도록 해야한다는것이다.
이같은 재정제도의 확립을 위해서는 승단제도률 이판· 사판승으로 2원화하거나 1승(수도승) , 2승 (포교승),3승 (관리승) 으로 3원화해야한다.
종권과 주지다툼의 배경이돼온 사찰의 수임문제는 불교비리를 없애기 위한 개혁으로서만이 아니라 불교현대화의 우선적 과제이기도 하다.
특히 중앙통제의 재정총괄제도를 확립,승려 고정월급제를 . 실시하고 불교고유의 산림· 농지등을 활용하는 새로운「사원경제체체」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교육제도>
본사 1해외유학승 파견제도를확립하고 동국대불교대학,승가대학등의 커리큘럼을 다양화시켜 회계학·경영학·농학·임학등도 선택할수 있게하는게 좋다.
유학의 경우는 정치·경제·사회학등 원하는 전공을 마음대로 선택케해 불교교리의다각적인 시대적 조명을 새롭게 해야한다.
다음은 승려자격을 엄격히제한,승려입문의 세속 학력을 「고졸」 이상으로 하고 현재의 이같은 학력미달자는 재교육을 통해 보완시키는게 바람직하다.
현대적 승려재교육을 위한기관활용으로는 동국대불교대학에 「특수대학원」 과정으로불교대학원을 설치,1∼2년과정을 두고 구사범학교츨신 국민교 교사들의 학력보완과 같은 보충교육을 이수사키는게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의 하나로 손꼽힌다.

<승단정화>
지금까지의 모든 불교계 비리는 「제도」 때문이기보다는 사람의 자질문제였다.
대승불가의 첫 계율인 불살생조차 무색케한 승려간의「살인행위」 가 제도의 탓만으로 치부될수는 결코 없다.
따라서 제도개혁은 궁여지책일뿐 이를 운영할 사람의 대열을 우선정화,정비해야한다는게불교계 안팎의 여망이다.
구체적 승단정화방안으로는「정화법」 을 제정, 구체제의 총무원간부·종회간부들은 도의적 책임을 물어 3∼5년간 공권정지시켜야한다는 의견이많다.
경찰입건 이상의 폭력· 비리승도 정화법에 묵여야 마당하다.
본· 말사 주지를 포함한 일체의 총단공직 취임을 일정기간 막는 정화법의 시행에는「불교재산관리법」과 관련되는 정부당국의 협조가 요망된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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