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된 가자지구 라이스가 숨통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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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대외 통로를 터주는 합의안을 이끌어냈다고 외신들이 15일 보도했다. 가자지구는 지난 9월 이스라엘 정착촌 철수 이후 이스라엘 군에 의해 사실상 봉쇄돼 왔다. 이번 협상으로 가자지구가 외부와의 인적.물적 교류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예루살렘 시내 데이비드 시타델 호텔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단 사이에서 중재를 벌인 끝에 "앞으로 열흘 내로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통하는 관문인 라파 국경검문소를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남부에 위치한 라파 검문소는 지중해와 이스라엘 영토로 둘러싸인 가자지구 안에서 유일하게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육상 통로다. 또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통행권을 인정, 한 달 안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왕래할 수 있게 됐다. 지중해 쪽으로 통하는 항구도 건설된다.

이 밖에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나갈 수 있는 관문인 카르니.에레즈 검문소도 재개방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이 요구한 국제공항 개방은 이번에 성사되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정착촌 철수 이후 "국경을 개방할 경우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외부에서 무기를 들여오거나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로 침투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라파 검문소를 사실상 폐쇄했다. 13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라이스 장관은 14일 협상을 끝내고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으로 날아올 예정이었으나 타결이 되지 않자 방한 일정을 하루 연기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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