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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큐베이터'출신 중기…수출 우량아 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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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창업 2년 6개월만에 연매출 23억을 달성한 (주)옵팀 장지상 사장(왼쪽)과 직원들이 생산라인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내년에 받은 수출 주문액만 60억원에 달한다. 부산=송봉근 기자

㈜유포시스는 2002년 충북 청원군 주성대학의 테크노창업보육센터에 둥지를 튼 '병아리 기업'이다. 개인용 컴퓨터(PC) 뒤의 복잡한 배선을 하나로 엮은 '문어발'을 처음 개발한 회사다.

유포시스는 올해 문어발 하나로 7억원의 수출액을 올릴 전망이다. 예상 매출액의 절반 규모다.

유포시스의 이종문 사장은 "지난해부터 일본과 미국.독일 등 해외의 여러 전시회를 쫓아다니면서 해외 마케팅 활동을 했다"며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CE(유럽 품질환경인증 기준).FCC(미연방통신위).ISO9001 등의 인증도 이미 땄다"고 말했다.

이같이 아직 창업보육센터 신세를 지는 일부 '새내기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힘을 내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15일 내놓은 '세계를 누비는 창업기업'이란 자료에서 경영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창업 초기에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한 기업들을 소개했다. 여기에 소개된 기업은 대부분 직원 10명 안팎의 영세 기업이다. 하지만 틈새 시장을 뚫는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부산 동아대 창업보육센터에 있는 ㈜옵팀의 주력상품은 신발용 접착제. 창업 첫해인 2003년의 매출은 800만원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3억3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10월까지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출액이 매출의 90%다. 최근엔 60억원 어치의 수출주문을 받았다. 이 회사 장지상 사장은 "기존의 유독성 액체 접착제 대신 필름형태의 친환경 접착제를 개발한 점이 세계 시장에서 먹혀들었다"며 "나이키와 아디다스.아식스.리복 등 유명 브랜드 신발회사들이 우리의 고객"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시흥시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시화창업보육센터에 있는 ㈜엔피케미칼은 창업한지 1년 반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DVD접착제와 제품 첨가물인 은(銀)나노 분말 등으로 창업 6개월만에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은나노 분말 제품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안정성을 인정받으면서 항균 플라스틱류, 가정용 필터류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 회사는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비로 쓰면서 신제품개발에 애를 쓰고 있다.

중소기업청 창업제도과 권영학 사무관은 "창업 초기에 성공한 기업들은 내수 시장보다는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마케팅 전략을 짠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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