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황순원문학제서 청사진 … 연말 첫 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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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007년 경기도 양평군에 들어설 ‘소나기 마을’ 의 모습. 황순원 선생의 단편소설 ‘소나기’ 무대를 그대로 재연할 예정이다.

'소나기 마을'의 모습이 드러났다. 상상했던 예의 그대로다. 소년과 소녀가 처음 만난 개울이 흐르고, 개울 위에 징검다리 살짝 얹혀있고, 소년.소녀가 소나기 피해 들어간 오두막 한 채 오도카니 서있다. 황순원(1915~2000) 선생의 명작소설 '소나기'의 배경을 재현하려는 노력이 첫 결실을 맺었다.

소나기 마을의 모습은 15일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사무소에서 열린 제2회 황순원문학제 현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경기도 양평군과 경희대학교가 한 건축설계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소나기 마을 상상도의 최종판이 선보인 것. 첫 계획 이후 2년 만의 성과다. 공사는 이르면 올 연말 시작돼 2007년 마무리되며, 모두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사업안에 따르면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 일대 군유지 1만1000여 평에 소나기 마을이 들어서고, 마을 안에는 황순원 문학기념관을 비롯해 소설 '소나기'를 테마로 한 갖가지 문학체험 공간이 마련된다. 양평에 소나기 마을을 세우는 건 소설 무대가 양평군 내 시골 마을이라는 국문학자들의 연구 결과에서 비롯됐다.

이날 문학제 행사에선 황순원문학제 공모전 수상자 시상식도 열렸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소설가 전상국(강원대 명예교수)씨는 "올 2회째 행사인데도 각 부문 응모자 수를 합치니 1000여 명에 달했다"며 "황순원 선생의 작품이 '국민문학'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같아 기쁘고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순원 소설 새로 쓰기 부문에선 홍영준(서울 영동고 2년)군이, 소나기 마을이 있는 풍경 그림 그리기 부문에선 최순희(경북 구미 인동고 2년)양이, 소설 플래시 애니메이션 부문에선 '소년의 추억'을 출품한 박승희(서울 안양과학대 2년)씨가 각각 최우수상을 받았다. 황순원문학제는 중앙일보와 양평군, 경희대가 공동 주최하고 소나기 마을 건립추진위원회가 주관했다.

양평=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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