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한국 시장경제 더 성숙해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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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1997년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이후 ‘야인’으로 머물던 정통 경제관료가 18년 만에 현역으로 복귀했다. 경제 5단체 가운데 하나인 한국무역협회 수장으로 취임한 김인호(73·사진)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무역협회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김 이사장을 29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김 신임 회장은 자신의 사무실에 ‘시장으로의 귀환’이라는 글귀를 걸어놓을 정도로 대표적인 개방론자이자 시장론자다. 우리나라를 본격적인 개방경제로 편입시킨 1992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 당시 정부 측 실무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도 ‘시장경제’를 내세웠다. 그는 “우리나라는 좀 더 성숙한 시장경제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정부는 정책을 세우고 집행해야지, 시장에 참여해 불필요한 일을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등 당면한 무역 현안을 풀기 위한 방법으로는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글로벌 기업가 정신(Global Entrepreneurship)으로 재무장해야 할 때” 라며 “세계 일류의 기업형 국가로 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살 길”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인연도 화젯거리다. 1997년 최 부총리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당시 김인호 경제수석을 보좌했다. 최 부총리는 김 전 수석이 외환위기 책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돼 검찰 수사를 받을 때에도 발벗고 나서 구명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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