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고객만족 경영대상] 행자부, 민원처리 기간 9일서 2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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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올 1월 행정자치부에 부임한 오영교 장관은 '고객만족(CS)'이라는 개념을 공무원 조직에 접목시켰다. 부임 후 '고객과 성과 중심의 세계 일류 행정기관'을 조직의 비전으로 설정했다. 3월에는 정부부처 최초로 CS 업무를 전담하는 '고객만족 행정팀'을 설치했다. 7월엔 정부중앙청사에 '방문객 안내소'를 신축했다. 여느 기업 로비처럼 상냥한 안내원이 민원인을 맞을 뿐더러, 3~4단계의 신분 확인 절차도 한 번으로 간소화했다.

행자부는 고객 중심의 행정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고객만족도 조사'와 '전화친절도 평가'도 실시하고 있다. 부서별로 1년에 두 차례씩 고객만족도 조사를 해 팀별로 평가 점수를 전면 공개한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전화친절도 조사를 연중 실시한다. 그 결과 역시 공개하고 연말 성과 평가에 반영한다. 행자부의 전화친절도 모니터링사업은 벌써 국무조정실.국정홍보처.전라북도.진주시와 서울시 중구 등 다른 행정기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행자부는 "CS 혁신모델 구축으로 행정혁신의 모범이 되고 있으며, 민원 처리 기간도 획기적으로 단축됐다"며 "종래 평균 9.3일이 걸리던 인터넷 민원 처리 기간이 7월 이후부터 2.3일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직원-계장-과장-국장-부서장의 결재 단계를 팀원-팀장-본부장으로 2단계 축소하는 등 민간기업에서 주로 활용되는 팀제를 도입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민주적이고 경쟁적인 조직 구조와 풍토로 과감하게 변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병섭 교수는 행자부 팀제의 긍정적인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하향식.획일적인 정부혁신의 폐해로 이어지지 않을지 경계하고 있다. 그는 "개혁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도입할 경우 생산성을 기할 수 있는 제도들을 제대로 실험하지 않고 '전면적'으로 적용하는 바람에 시간과 노력, 비용만 낭비하고 제도가 사장된 사례가 더러 있었다"고 지적했다.

행자부 외에도 여러 공공기관이 상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신속하고 편리한 민원처리를 위해 '원클릭 민원처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 서비스' 대상기관을 은행.보험사뿐만 아니라 신협.새마을금고.산림조합 등으로 확대했다. 민원인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민원 대표전화 '1332'도 운영 중이다. 민원인이 전국 어느 곳에서나 국번 없이 '1332'만 누르면 통합 콜센터와 연결된다.

과거 회원사들로부터 '상전 노릇을 한다'며 불평을 사기도 했던 한국증권업협회는 지난해 황건호 회장 취임 이후 확 달라졌다. 각종 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관행적으로 계속돼 온 보고 절차들을 과감히 폐지, 회원사의 업무 편의를 배려했다. 회원사.고객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시작한 것이다. 증협은 고객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분기별로 전화 응대 모니터링을 하고, 고객 불편 사항을 듣기 위해 옴부즈맨 e-메일 등 다양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기존의 ARS 전화를 없애고 지역본부의 전화 회선을 증설함과 동시에 고객 전용 전국 단일 대표전화 1544-4500(사고제로)을 도입해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의 지역난방 전문기업인 한국지역난방공사는 고객에게 요금 정보를 미리 제공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열요금 사전 안내 및 열요금 시뮬레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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