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2) 성인병(윤방부-연세대 가정의학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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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팔·다리 등 신체의 일부가 붓는다는 것은 마치 열이 나거나 기침이 나는 것처럼 그 자체가 병이라기 보다는 어떤 질병에 따라 나타나는 일종의 증상이다.
밤늦게 밤참을 짜게 먹고 물을 많이 먹든지, 전날 너무 오래 서있었을 때 아침에 얼굴·손·발이 약간 부었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지만 짜게 먹고 물을, 그것도 취침 전에 많이 마셨다면 붓는 것은 당연한 생리현상으로 봐야한다.
그러나 다리나 손발이 부을 이유가 없는데도 붓는 것은 반드시 그 원인을 밝혀야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증상은 전신적 질병 또는 국소적 질병이라도 상당히 위함 한 질병의 신호로 나타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다리가 붓는 이유를 크게 몇 가지로 나누면 첫째, 전신적인 이유로 원인이 불분명한 순환적인 부종(붓는 것)·심장울혈증·심내막질환·간경변증·신우염·저단백질증·신증후군 등을 들 수 있다. 둘째로는 림프계통의 원인으로 1차, 2차적 임파성 부종이 있고 셋째, 정맥에 문제가 있을 때 네째는 간염·물리적요소·암·약의 부작용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대표적인 질병을 보면 중년기, 특히 여성에 잘 나타나는 병으로 「이유가 불분명한 주기적 부종」이 있다.
이것은 중년여성에서 이유 없이 주기적으로 손·발·다리·얼굴·배 등이 붓고 신경증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증상은 대개 서있거나 활동을 한 후 심하게 부었다가 누워있으면 부기가 빠지는 것이 특징이며 날마다 체중의 변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 병은 보통 수개월간 지속되며 최고는 20년까지도 가는데 치료를 요하지는 않는다.
두번째는 정맥염, 즉 깊은 곳에 있는 정맥이 막혀 염증을 일으켜 다리가 붓게 되는 경우로 대개 다리가 아프고 붓고 빨갛게된다. 치료하지 않으면 폐에까지 퍼져 생명을 잃기도 하는 병이다.
세째는 신증후군으로 오래된 당뇨병·전신성 홍반성 낭창 등 전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에서 잘 나타난다.
얼굴이 푸석푸석하며 손발이 약간 붓기도 하는 이런 사람들의 소변검사를 해보면 뇨중에 단백질이 많고 혈중에는 고지방·고콜레스테롤증을 보이곤 한다. 이 질병은 꼭 의사를 만나 계속적인 보살핌을 받아야하는 종류에 속하며 빠른 발견이 중요하다.
끝으로 다리가 붓는 것은 일반적으로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나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도 안된 다는 점이다. 자주 부을 때는 정확한 진찰과 상담을 통해 의료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저녁에 습관적으로 과음하거나 취침 전 무엇을 마셔야만 된다는 사람은 생활습관을 바꿔보는 것이 좋다. 또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직장인들, 특히 여성에서 다리나 발이 어느 정도 붓는 것에 너무 과민할 것은 없다. 다만 불안하다고 느낄 때는 진단을 통해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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