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유아프로 새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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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에서 유아 프로그램들의 현실은 초라하다. SBS에는 본격적인 유아 프로그램이 따로 없을 뿐 아니라 MBC 간판프로그램인 '뽀뽀뽀'의 경우 홈페이지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다시보기'와 시청자 게시판이 전부다. 하지만 봄개편 이후 조금은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올해로 방송 만 20주년을 맞는 KBS-1 TV의 'TV유치원 하나둘셋'(월~금 오전 7시45분)은 오는 26일 새로운 인형 친구들을 맞는다. 신동인 PD는 "텔레토비나 뿡뿡이에 견줄 만한 대표적인 캐릭터가 부족했다"면서 "2억여원을 투자, 2년 전부터 20여명의 어린이전문 미술가집단이 참여해 개발한 캐릭터들"이라고 소개한다.

이렇게 태어난 두 주인공의 이름은 파파와 노노. 파란색의 파파와 노란색의 노노는 외계인인지 동물인지 사람인지 모호한 장난꾸러기 친구 이미지다. 기분이 좋을 땐 배치기 장난에 들썩들썩 엉덩이춤을 추는가 하면 노래솜씨까지 '짱'이다.

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곳이나 알고 싶어하는 곳으로 데려다 줄 부르부르 아저씨의 버스에 또 하나 비장의 카드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신PD는 "앞으로 인형이나 캐릭터 상품, 그리고 비디오 등 교육용 콘텐츠로 개발해 시너지 효과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존에 있던 영어 코너에는 아이들에게도 친근한 미국 태생의 가수 리치가 새 진행자로 나선다. 영어.중국어 등 3개 국어에 능한 초등학생 원예영양과 함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뽀뽀뽀'(연출 김동철.윤진영, 월~수 오후 4시5분)도 26일부터 새롭게 바뀐다. 인형극 위주에서 탈피, 어린이 출연자들을 대거 참여시킨다. 제작사인 MBC 프로덕션의 김동철 PD는 "제작상 어려움 등의 이유로 유아 프로그램에 정작 어린이들이 없었다"면서 "세트장도 어린이 도서관으로 새롭게 꾸몄다"고 설명했다.

주무대를 도서관으로 설정한 것은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도록 하는 동시에 동화 등 환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꾸미는 데 유리하기 때문. 또 어린이 안전교육 캠페인 코너인 '꼭꼭 약속해'를 뮤직비디오 등의 형식으로 만들어 도로교통 안전이나 화재시 대처행동 등을 어린이 눈높이에서 풀어 보인다.

김PD는 "무엇보다 통합적인 유아교육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매일 다른 주제를 상황극.인형극.노래 등 다양한 형식으로 다뤄 체계적인 심화학습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지난 13일 방송분부터 고화질 HDTV용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에 앞서 EBS의 '방귀대장 뿡뿡이'(연출 정재응.최수진, 월~목 오전 8시50분)는 지난 2월 말 개편부터 지방 어린이들의 참여를 늘렸다. 2년 전부터 매달 한번꼴로 '뿡뿡이 노래방'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공개녹화방송을 진행해왔지만 이제 스튜디오에서 벗어나 지방 어린이 가족들을 직접 찾아가기로 한 것. 시간도 10분 늘린 금요 특집 '뿡뿡이랑 야야야!'(금 오전 8시40분)가 그것이다. 스튜디오 녹화와 달리 엄마와의 교감을 보다 강화한 놀이활동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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